유산 후에는 임신을 했을 때의 기쁨보다 더 큰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 유산 후 몸조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유산이 되고나면 우울감에 휩싸여 제대로 조리하지 못할 수 있다.
유산을 경험하고 난 후에는 다음 임신에 영향을 받진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 유산을 한 번 경험한 여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산될 확률 자체는 훨씬 높아지고, 유산했던 그 시기에 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정상적으로 유산되지 않고 임신을 잘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자연유산의 반복율은 1번 경험했을 때 그렇지 않은 산모에 비해 2배 높아지고 2번이상 연속으로 유산한다면 습관성 유산이 될 수 있어, 또다시 유산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산직후 몸조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임산부의 나이와 유산도 상관관계가 있다. 40세의 임산부는 20세의 임산부에 비해 자연유산의 빈도가 2배 정도 증가하게 되므로 늦게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면 더욱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 자연유산은 일반적으로 임신 20주 이내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며 원인은 염색체 이상, 면역학적 이상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대개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습관성 유산은 임상적으로 임신 20주이전의 자연유산이 3회 이상 반복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임상적으로는 불임의 과거력이 있거나 산모의 나이가 35세 이상이거나 자연유산이 2번 연속 반복되더라도 습관성유산으로 볼 수 있어 근본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한의학적 유산후 몸조리는 유산의 근본원인치료를 통해 재발을 막고 건강한 임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산이나 소파수술직후 한약복용을 통해 빠져나가지 못하고 체내 및 자궁내에 남아있는 노폐물과 어혈(瘀血)을 제거하며, 손상된 혈을 보충하고, 자궁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한약과 함께 침, 약침, 경피적외선요법, 부항, 뜸, 추나요법 등을 병행 치료하여 하복부로의 기혈순환을 개선시키고 생식기능을 강화하며 이완된 근육과 인대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다.
면역력강화와 자궁내막의 착상력강화를 통해 습관성유산을 예방하고 난임, 불임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적극적인 조리를 통해 자궁내막염, 난소염, 질염, 골반통 등 유산 후 후유증으로 앓기 쉬운 질환들을 예방할 수 있다. 이승한기자
*칼럼리스트 신지영은 서울외국어고등학교와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현재 인애한의원 노원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