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이번 오프시즌을 뜨겁게 달군 LG와 오지환(29)의 다소 유별난 FA(프리에이전트) 협상이 마무리됐다.
LG는 지난 20일 오지환과 4년 총액 40억 원에 FA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옵션 없이 계약금 16억 원에, 연봉 6억 원 등 총 40억 원을 보장하는 조건이다.
오지환은 구단을 통해 "계속 줄무늬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입단 이후 팀을 떠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본 적이 없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리고 항상 팀을 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LG와 오지환의 FA 계약은 이번 오프시즌 최대 이슈 중 한 가지였다. LG는 200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주전 유격수로 10년간 활약한 오지환을 "꼭 붙잡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수도권 A 구단의 현장에서 오지환의 영입을 원했으나, 구단 최고위층에서 특정 이유로 영입을 반대해 무산됐다.
사실상 LG와 오지환의 단독 협상이 진행됐다.
이 와중에 오지환의 에이전트가 협상 과정의 일부를 공개해 화를 자초했다. 구단에 'FA 6년 계약을 원한다'고 요구한 사실을 밝힌 것이다. 지금까지 FA 6년 계약은 정수근(롯데, 2003년 40억6000만원)과 최정(SK, 2018년 106억원(2018년) 두 명뿐이었다. 둘 다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선보여 구단에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었다. 에이전트 측이 올린 게시글은 곧 삭제됐다.
입지가 좁아진 오지환 측은 12월 초 구단에 백지위임을 했다. LG 잔류는 확실해졌고, 계약 규모에 관심이 쏠렸다.
LG 역시 오지환과의 협상과 관련해 3년 전 통합우승을 이끈 두산 김재호(4년 50억원)를 기준으로 삼아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FA 계약을 맺기까지 구단과 선수 측 간에 잡음이 외부로 알려지진 않았으나, 분명 보기 드물었던 이례적인 과정을 거쳤다.
계약 후에도 '적절한 몸값이었느냐'를 놓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낮은 타율에 비해 높은 삼진율 등의 성적 때문이다. 다만 오지환은 FA 계약이 적용되는 2020년 만 30세로 비교적 젊은 내야수로 기록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수비 범위가 넓은 편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장타력(통산 홈런 103개)도 갖춘 편이다. 주로 2번 타순에 포진될 만큼 활용 가치도 높다. 주전으로 뛴 2010년 이후 한 시즌을 제외하면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소화한 건강한 몸을 지녔다.
또한 LG로선 오지환이 팀 내에서 갖는 위치와 선수단의 동기부여 등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차명석 LG 단장은 "오지환은 우리 팀의 내야 수비의 중심이자 핵심 전력이다. 팀에 대한 애정이 깊고 10년간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많은 공헌을 한 선수이다. 앞으로도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계속 핵심 선수로 활약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