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평택 본사 전경. 쌍용차 제공 적자 지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 노사가 똘똘 뭉쳤다. 공동으로 경영쇄신안을 내놓으며 생존방안 마련에 나섰다. 노사가 경영난 해소를 위한 노력에 공감하며 '모범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사는 최근 합의를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했다.
이미 올해 임원 20%를 감축하고, 복지 축소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 노력 방안을 추진해온 쌍용차가 경영난이 심화하자 추가 자구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9월 쌍용차 노사가 합의한 자구계획에는 안식년제 시행(근속 25년 이상 사무직 대상)과 명절선물 지급 중단,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 의료비·학자금 지원 축소 등 22개 복지항목 중단 또는 축소 등이 포함됐다.
쌍용차 평택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이 조업하고 있다. 쌍용차 제공 이번 쇄신안의 주요 내용은 상여금 200% 반납, 생산격려금 반납, 연차수당 지급률 150%에서 100%로 축소 등이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선제적 쇄신방안은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공고히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 모델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향상의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 10여 년간(2016년 제외)을 빼고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신차 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판매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지속하고 있다.
올해 연말 만기가 다가온 산업은행의 300억원 대출 중 200억원은 유예를 받고, 100억원만 갚기로 해 겨우 고비를 넘긴 상황이다.
그나마 위안은 내년 희망의 빛이 보인다는 점이다.
쌍용차 노사의 쇄신방안에 화답해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2300억원을 직접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정일권 노조위원장이 인도를 방문해 마힌드라그룹 경영진을 만나 투자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렸다.
정 위원장은 마힌드라가 중국 자동차 기업 A사와 모터·배터리·미션 등 전기차 기술 일체를 국내 공급가보다 낮춰 공급받고, 마힌드라가 파트너십을 맺은 미국 포드와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힌드라-쌍용차-포드 전략적 제휴로 포드가 내년 초 쌍용차 2500대가량을 해외에서 판매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다만 마힌드라그룹은 한국 산업은행의 공동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국GM 구조조정 사태 당시 산업은행이 7억5000만달러(약 8700억원)를 지원한 사례 때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자구 노력에 따라 대주주의 지원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추가 지원이 필요하면 산업은행에 요청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