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올해도 끝없는 도전에 나선다. 가장 먼저 올림픽 9회 연속 본선 티켓을 노리는 김학범호를 시작으로 2월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도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바통을 이어받는 건 잠시 휴식기를 가진 벤투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3월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남은 4경기 일정에 돌입, 최종예선 진출을 노린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정이 없다.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상위 3개 팀 안에 들어야하는 김학범호는 최소 대회 준결승까지 올라야 사상 첫 올림픽 9회 연속 본선 진출의 대기록을 쓴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이란, 중국 등 만만치 않은 팀들과 한 조에 묶여 험난한 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아직 한 번도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적 없는 여자축구는 새로 부임한 벨 감독과 함께 2월 제주도에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서는데, 같은 조에 속한 아시아의 강호 북한이 참가를 포기하면서 희망이 생겼다. 아시아에 배정된 여자축구 올림픽 출전권은 개최국 일본을 포함해 3장으로, 최종예선 각 조 1, 2위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리한 2개 팀이 일본과 함께 올림픽 본선에 나서게 된다.
벤투호는 2019년 치른 2차예선 4경기를 2승2무로 마치며 투르크메니스탄(승점9)에 이어 승점 8점으로 2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남은 4경기가 조 최약체인 스리랑카 원정을 제외하면 모두 홈 경기인 만큼 1위 탈환 가능성은 충분하다. 2차예선에서는 각 조 1위 8개 팀과 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4개국 등 12개 국가가 최종예선에 진출하는 만큼, 벤투호의 2020년 첫 번째 목표는 H조 1위 탈환이 될 예정이다.
3월 개막 예정인 K리그 역시 올 시즌이 중요한 고비가 될 예정이다. 지난 시즌 총 관중 230만 명 돌파로 지난 시즌 대비 51.3% 더 많은 관중을 경기장에 불러들이며 흥행 청신호를 켠 K리그가 2020년에도 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일단 판은 잘 깔렸다. 우승컵을 둘러싸고 얽힌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라이벌 구도에 DGB대구은행파크와 함께 폭발적인 흥행을 주도한 대구FC, 여기에 승강의 희비가 엇갈린 팀들까지 더해져 스토리가 풍성해졌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이 있다면, 지도자로 현장에서 뭉치게 된 2002 4강 신화의 주역들이 만들어낼 이야기들이다. '진공청소기' 김남일 감독이 성남 FC를, '설바우두' 설기현 감독이 경남FC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최용수 FC서울 감독,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가칭) 감독까지 더해 2002년 멤버가 K리그를 누비게 됐다. 치열한 순위 싸움과 각 구단의 라이벌 관계에 더해 사령탑들의 이야깃거리까지 풍성해진 K리그의 흥행 도전도 2020년 한국 축구를 지켜보는 즐거움이 될 예정이다.
한국 축구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시야를 넓혀보면, 지도자들의 아시아 무대 공략이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터를 잡은 동남아에선 이미 한국인 지도자들이 대세다. 정해성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호치민시티를, 이태훈 감독이 호앙아인잘라이(HAGL) FC를 맡아 베트남 프로축구에 '축구 한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휴식을 취하던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사령탑으로 가세했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상하이 선화에 FA컵 우승을 안기며 부임 첫 해 성공 신화를 쓴 최강희 감독까지 더해 지도자들의 아시아 정복 물결이 거센 가운데, 2020년에도 더 많은 한국 감독들이 아시아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새로운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