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금녀의 벽이 깨졌다. 130년 역사상 처음으로 MLB 여성 코치가 탄생했다.
메이저리그 사상 첫 정식 여성 코치가 된 알리사 나켄. [연합뉴스]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소프트볼 선수 출신 알리사 나켄 코치와 계약했다. 나켄 코치는 MLB 최초의 정식 여자 코치"라고 17일(한국시각) 보도했다. 나켄은 MLB 사상 첫 '정식 코치'가 됐다.
나켄 코치의 보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보조 코치'라는 이름으로 2월 중순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의 코치진은 나켄을 포함해 총 13명. 이들은 자유롭게 그라운드와 라커룸을 오가며 선수들과 함께한다. 그러나 경기 중에는 7명의 코치만 더그아웃에 출입할 수 있다. 신입이자 MLB 경력이 없는 나켄 코치가 올 시즌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지도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그러나 나켄 코치와 샌프란시스코의 계약은 MLB 역사에 큰 의미가 있다. 보수적인 MLB에서 여자 지도자가 활약한 사례는 없다. 기술이 아닌 트레이닝 파트에서는 다저스 등 여러 구단이 여성 코치를 두긴 했다.
지난 2015년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에서 일한 저스틴 시갤은는 MLB 선수들과 호흡했지만 정식 코치는 아니었다. 임시 코치를 의미하는 인스트럭터로서 잠깐 일했다.
지난해 시카고 컵스에 합류한 레이철 폴든 타격 코치는 루키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레이철 볼코벡 타격 코치는 마이너리그 순회 코치다. 둘 다 MLB에 오르진 못했다. 나켄 코치의 계약이 단지 상징적인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MLB에 새 바람을 불게 할지 지켜볼 일이다.
나켄 코치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세크라멘토 호네츠라는 소프트볼 팀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선수 시절 184경기에서 타율 0.304, 19홈런을 기록한 강타자였다. 선수 은퇴 후 그는 샌프란시스코 대학 야구부에서 구단 업무 경험을 쌓은 뒤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인턴으로 입사했다.야구단에서 선수 육성 부문 관련 업무 등을 맡다가 능력을 인정 받아 정식 코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