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크면 3점슛이 약할 거라는 생각. 이제 이런 생각은 편견이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수많은 장신 슈터들이 등장했다. 한국 남자프로농구(KBL)에서도 장신들이 3점슛을 넣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그리고 올스타전 3점슛 컨테스트를 장신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열렸다.
1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펼쳐진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올스타전 3점슛 컨테스트. 10개 구단의 쟁쟁한 슈터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역대 올스타전 3점슛 컨테스트 우승자의 면면을 보면 우승자는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슈터였다. 문경은, 조성원 그리고 조성민 등이 3점슛 왕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이번 올스타전에도 허훈(부산 KT)과 허웅(원주 DB) 또 이대성(전주 KCC) 등 팀을 대표하는 간판 슈터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결승에 오른 두 선수는 모두 2m가 넘는 장신이었다. 한 명은 서울 SK의 최준용(200cm)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안양 KGC의 외국인 선수 크리스 맥컬러(211cm)였다. 두 선수는 예선부터 준결승까지 슈터들을 넘고 결승에 올라섰다. 200cm와 211cm의 3점슛 왕 대결은 치열했다. 두 선수는 4강까지 순조로운 성공률을 보였으나 결승에서는 긴장했는 지 성공률이 저조했다. 최준용이 먼저 시도했고, 8점에 머물렀다. 최준영은 맥컬러에서 "축하한다"고 미리 말했을 정도. 그런데 맥컬러 역시 부정확했다. 운명처럼 맥컬러 역시 8점에 머물렀다. 동점 상황에서 우승자는 '서든 데스' 방식으로 가렸다. 먼저 성공시킨 이가 우승하는 것이다. 최준용이 먼저 던졌고,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이어 맥컬러의 회심의 3점슛은 림을 맞고 튀어나왔다. 우승자는 최준용으로 결정됐다. 그는 관중석으로 뛰어달려가며 포효했다. 자신의 첫 번째 3점슛 왕 등극에 환호했다. 그는 역대 24번째 3점슛 왕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준용의 우승으로 결정되면서 KBL 올스타전에 새로운 역사가 써졌다. 바로 역대 '최장신' 3점슛 컨테스트 우승자의 등장이다. 최준용과 맥컬러 누가 우승해도 최장신 우승자로 등극할 수 있었다. 최준용이 우승하면서 역대 올스타 3점슛 컨테스트 최장신 선수는 200cm로 역사에 기록됐다.
1997년 처음 올스타전이 시작돼 지난시즌까지 총 23번의 3점슛 왕이 배출됐다. 1997년 초대 우승자 우지원(191cm)을 시작으로 강동희(180cm) 김광은(191cm) 우지원(191cm) 조상현(189cm) 문경은(190cm) 데이비드 잭슨(191cm) 조성원(180cm) 양희승(195cm) 조우현(190cm) 단테 존스(195cm) 문경은(190cm) 김효범(191cm) 방성윤(195cm) 박지현(183cm) 전태풍(180cm) 양동근(180cm) 변기훈(187cm) 문태종(199cm) 조성민(189cm) 전준범(194cm) 전준범(194cm) 조성민(189cm)까지, 2m가 넘는 선수는 없었다. 최장신은 문태종의 199cm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