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한국과 호주의 4강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학범 감독과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감독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국 축구가 호주 축구를 만난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 중 하나가 호주다. 호주는 한국·일본·이란과 함께 아시아 4강으로 꼽히는 국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호주(42위)는 한국(40위)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 호주의 가장 큰 무기는 '아시아의 유럽'이라 불릴 정도로 압도적인 피지컬이다. 한국 A대표팀은 호주를 상대로 다소 힘든 경기를 치른 경험이 많았다. 한국이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이었다. 아시아 두 강호의 만남은 예측이 쉽지 않았고, 아시아의 라이벌전으로 통했다. A대표팀 역대 전적을 봐도 한국은 28전 8승11무9패로 호주에 열세다. 한국이 AFC 국가 중 열세에 놓인 몇 안되는 팀 중 하나가 호주다.
하지만 한국 U-23 대표팀으로 가면 이야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U-23 대표팀에 있어서 호주는 껄끄러운 상대가 아니었다. 한국은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한, '호주 킬러'였다. 한국은 호주를 14번 만나 10승2무2패, 라이벌로 보기 어려울 정도의 격차다. 그리고 한국 U-23 대표팀은 호주를 상대로 패배하지 않는 '공식'을 만들었다. 너무나도 간단한 공식. 한국은 호주전에 골을 넣으면 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이 호주에 패한 경기는 2경기. 모두 한국은 1골도 넣지 못했다. 0패를 당한 것이다. 2004년 1월 친선전에서 0-1 패, 2014년 11월 중국 4개국 친선대회에서도 0-1로 졌다. 한국이 골을 넣지 못하자 승리하지도, 무승부를 거두지도 못했다.
반면 한국이 골을 넣으면 압도적으로 승리가 많았다. 두 팀의 첫 대결인 1992년 2월 친선경기에서 신태용과 노정윤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했다. 1999년 1월 친선경기에서 이관우의 골로 1-0 승리를 거두는 등 1골 차 승리도 있었고, 2000년 1월 호주 4개국 친선대회에서는 설기현·이관우·이동국의 연속골로 3-0 대승을 일궈내기도 했다. 호주를 상대로 총 10번의 승리를 신고한 한국이다. 골을 넣고 비긴 경우는 극소수다. 1995년 1월 호주 4개국 친선대회에서 1-1 무승부, 2019년 3월 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서 2-2 무승부까지 두 번의 경우가 전부다.
오늘 호주에게 승리한다면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짓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제 한국 U-23 대표팀이 역대 15번째로 호주를 만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2일 태국 타마삿 스타디움에서 2020 AFC U-23 챔피언십 4강 호주와 일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한국은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다. 김학범호는 승리만을 바라보고 있다. U-23 대표팀의 호주전 역사를 이어가고자 한다. 골을 넣고 이기는 것이다. 후보는 많고 기대감은 크다. 오세훈(상주 상무) 조규성(FC 안양) 등 최전방 공격수를 포함해 엄원상(광주 FC) 이동준(부산 아이파크) 김대원(대구 FC) 정우영(프라이부르크)까지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공격자원이 즐비하다. 요르단과 8강에서 극장골을 넣은 이동경(울산 현대)은 지난해 3월 호주와 친선전에서 골을 넣은 경험까지 갖췄다. 이들에게 U-23 대표팀 역사가 말하고 있다. 간단한 공식에 대입하면 된다. 골을 넣으면 지지 않는다. 토너먼트에서 무승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