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시작을 전후로 연봉 협상에서 잡음이 흘러나온 NC NC의 연봉 협상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주력 불펜 투수 김진성(35)이 미국 스프링캠프지에서 사인을 마친 뒤 곧바로 귀국길에 오르는 사상 초유의 일까지 벌어졌다.
NC는 2일 오전 '김진성이 귀국한다'고 밝혔다. 김진성은 지난달 29일 김해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당시 NC는 재계약 대상자 67명 중 김진성을 포함한 다섯 명이 미계약 상태였다. 스프링캠프지 도착 후 곧바로 장동철 운영팀장이 협상 테이블을 차렸고 김진성은 4000만원(20%)이 삭감된 1억6000만원에 사인을 마쳤다.
그러나 이후 구단에 면담을 신청해 이동욱 감독, 장동철 팀장에게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자신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연봉 계약에 불만도 있었다. 그 결과 논의 끝에 '한국으로 돌아가 마음을 추스르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진성은 2일 창원에 도착해 하루 휴식 후 마산야구장에서 2군 선수들과 훈련을 시작한다.
1군 주축 선수가 연봉 계약 문제로 스프링캠프 시작과 동시에 귀국하는 건 전례를 찾기 힘들다. 연봉 미계약 선수가 스프링캠프 출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삼성이 구자욱, 이학주를 출발 명단에서 뺐다. 그런데 현지에서 계약을 끝내고 곧바로 귀국을 선택하는 건 흔치 않다.
더욱이 NC의 스프링캠프지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이다. 인천공항에서 왕복 이동만 꼬박 하루가 걸릴 정도로 멀다. 일본이나 대만처럼 가까운 곳이 아닌데 선수가 귀국을 선택했으니 그만큼 구단과 갈등이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A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NC는 일단 사태 수습에 나섰다. 구단은 "김진성은 1군에 필요한 선수다. 상황에 따라 1군 스프링캠프에 재합류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연봉 계약 내용에 대한 불만 등의 이유로 조기 귀국을 선택한 김진성 예고된 '사고'에 가깝다. NC는 지난달 29일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공항에서도 연봉 협상 잡음이 흘러나갔다. 지난 시즌 주장을 맡았던 박민우가 "(연봉 협상을) 에이전트에게 위임했는데, 두 달이 넘는 기간에 두 번밖에 만나지 못했다고 들었다. 구단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두 번밖에 못 만난 것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박민우는 당시 미계약 상태였고 미국으로 넘어가 5억2000만원에 사인했다. 선수단 최고 인상액(1억4000만원)을 받아냈지만, 공항에서 항명에 가까운 공개 발언으로 구단과 대립각을 세웠다.
구단과 선수 모두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우선 구단은 선수와 갈등을 사전에 봉합하지 못했다. 연봉 협상에서 잡음 없는 구단은 없다. 그러나 그 잡음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건 다른 문제다. NC는 이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번 겨울엔 무려 다섯 명의 선수가 연봉 사인을 하지 않은 채 스프링캠프 일정을 시작했고 공개 불만 표출과 조기 귀국이라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선수도 마찬가지다. 박민우의 공개 발언에 대해 B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선수가 캠프 출국장에서 연봉 협상에 관해 얘기하는 건 흔하지 않다. 이례적이다"고 했다. 취재 결과 NC는 에이전트에 꾸준히 연락을 시도했다. 에이전트의 일정 문제, 구단의 사정 등이 복합돼 만남 자체가 적었을 뿐 협상에 미온적으로 나선 건 아니었다. 그러나 선수의 입을 통해 공개적으로 연봉 협상 과정이 거론되니 후폭풍이 거셌다.
김진성은 불펜 투수 중 베테랑이다. 연봉 협상에 불만이 있다면 스프링캠프 출발 전 명단 제외를 요청해 국내에서 협상을 이어가도 됐다. 제도적으로 구제받을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갈등의 골이 깊었다면 KBO 규약 제75조에 명시돼 있는 연봉 조정 신청(매년 1월 10일 마감)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계약 완료 후 불만을 표출해 조기 귀국을 선택했다. 팀의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는 건 당연한 결과다.
NC는 2일 오후까지 연봉 협상을 마무리한 상태가 아니다. 재계약 대상자 67명 중 재활 중인 불펜 이민호가 미계약 상태다. 선수 요구액과 구단 제시액의 차이가 있어 시간이 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