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군 구단들의 공격적 행보와 함께 오는 29일 개막할 K리그2 순위 경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0개 구단 중 기업구단만 넷에 사령탑을 교체한 팀도 6개 팀이나 된다. 선수들의 이동도 활발했고 이야깃거리도 풍부하다. 10개 구단 모두 한 시즌 '농사'를 잘 치러 K리그1(1부리그)에 승격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보니 초반부터 말 그대로 혈투가 예상된다.
그 중심에 있는 팀이 바로 지난 시즌 강등의 고배를 맛본 제주 유나이티드다. K리그1에서 최하위인 12위에 그치며 자동 강등의 쓴맛을 봤던 제주는 올 시즌 K리그2 판도를 뒤흔들 유력한 우승 후보다. 굴욕적인 강등의 아픔을 털어내기 위해 올 시즌 무조건 승격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제주는 어느 팀보다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가장 먼저 '승격 전문가'로 불리는 남기일(46)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며 승격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2014년과 2018년, 각각 광주FC와 성남FC를 1부리그로 올려보낸 남 감독의 경험에 기대를 걸었다. 선수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베테랑 스트라이커 정조국(36)을 영입하며 이적시장의 문을 연 제주는 이후 박원재(26) 임동혁(27) 발렌티노스(30) 김영욱(29) 공민현, 조성준(이상 30) 골키퍼 윤보상(27) 등을 데려와 전력을 강화했다. 대부분이 성남, 광주 시절 남 감독과 함께 했던 선수들이다. 여기에 이정효 수석코치를 비롯해 코칭 스태프도 광주, 성남 시절 남 감독과 함께 했던 이들로 구성해 말 그대로 '남기일 사단'이 꾸려졌다.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석이다. 여기에 외국인 공격수를 비롯해 추가적인 영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시장에서 제주에 맞불을 놓고 있는 팀은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대전하나시티즌이다. 황선홍(52)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대전은 채프먼(26) 이규로(32) 구본상(31) 이슬찬(27) 박용지(28) 등 알짜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팀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여기에 지난 하반기 전남 드래곤즈에서 뛰며 16경기 10골을 터뜨렸던 검증된 외국인 선수 바이오(25)도 품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가장 눈에 띄는 영입은 1부리그 성남의 골키퍼인 김동준(26)이다. K리그1과 K리그2의 선수 이동 경계가 많이 옅어진 상황이라곤 해도, 한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급 선수가 2부리그 팀으로 이적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가 정조국을 영입하고, 대전이 김동준을 데려오면서 이적시장에서도 1, 2부간 선수 이동 분위기에 변화가 일고 있다.
이처럼 두 기업구단이 적극적으로 판을 이끌어가는 가운데 다시 한 번 2부리그를 밟게 된 경남FC도 설기현(41) 감독 체제에서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력의 핵이었던 쿠니모토(23)를 전북 현대로 보내고 김준범(22)도 인천에 내줬지만 백성동(29) 장혁진(31) 황일수(33) 등 알짜 선수들을 데려와 팀을 만드는 중이다. 2018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정정용(51) 감독을 데려온 서울 이랜드도 '폭풍 영입'으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