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55) 한화 감독이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야간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야수진을 향해 남긴 말이다. 새 출발 의지가 곳곳에서 피어나고, 심화된 경쟁이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매년 이 시기에 으레 나오는 얘기지만, 한 차례 바닥을 찍은 한화이기에 "지난해와 분위기가 다르다"는 내부 평가는 주목된다. 사령탑은 흐뭇하다.
2월에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는 정착기에 돌입했다. 공식 훈련 시간이 짧아지고, 실전 경기 돌입 시기도 앞당겨진 만큼 비시즌 자율 훈련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 점을 감안해도 한화 선수들의 의지는 돋보인다. 투수 장민재 14kg을 감량했다. 이용규는 전성기 몸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체중 감량과 근육량 증가를 동시에 해냈다.
한용덕 감독은 "벌써 컨디션이 다 올라온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개별 몸 상태뿐 아니라 분위기도 최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일단 고참급 선수들이 쇄신을 주도하고 있다. 부진했던 김태균, 개인 일탈로 물의를 빚은 이용규가 각각 FA 계약과 주장 선임으로 전환점을 맞았고, 팀 단합과 패기 있는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는 것. 그 정도가 예년보다 두드러진다고. 한용덕 감독은 "특히 (이)용규가 정말 많이 변한 것 같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년 차 내야수 정은원도 "지난해 이맘때보다 더 밝고 열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훈련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분위기가 좋은 두 번째 이유는 동기 부여다. 한 감독은 "작년만 해도각 포지션에 경쟁을 붙이고 싶었지만, 선수가 없어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중복 포지션 선수가 많은 올 시즌은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좌측 외야에 대해서는 "피 튀기는 수준이다"고 했다. 장진혁(27), 장운호(26), 이동훈(24) 등 20대 선수들이 성장세를 보이고, 1군 전력인 정진호와 김문호도 합류했다.
한 감독은 "투수 파트도 치열할 것이다"고 예고했다. 젊은 선수, 새 얼굴 등장을 자신했다. 아직은 구체적인 보직 구성 계획은 전하지 않았다. 이름을 언급하면 의식하는 선수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경쟁 시너지를 위해서는 이른 선택은 금물이다. 명확한 지점은 세 번째 시즌은 맞는 한 감독이 가장 계획성을 갖고 전력 강화에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훈련장 곳곳을 누비며 한화의 재도약을 준비한다. 한 감독 자신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이끈 2018시즌과 9위로 떨어진 2019시즌을 극과 극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도력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이다. 일단 출발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