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극장을 찾은 총 영화 관객 수는 1684만여명이다. 지난 2012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관객이 몰리는 대목인 설 연휴가 있었음에도 이달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온 후 관객의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2월 첫 주말은 1일과 2일에는 직전 주말과 비교해 3분의 1 이하의 관객만이 극장을 찾았다.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몇몇 극장은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방역 후 다시 문을 열었으나 관객의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개봉작들은 연기하거나 연기를 논의하고 있다. 12일 스크린에 걸릴 예정이었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개봉을 연기했고, '정직한 후보'도 상황을 지켜보며 일정 변경을 논의 중이다. 2월 개봉을 고지했던 '사냥의 시간'은 아직 개봉일을 정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은 외화도 마찬가지다. 7일 관객과 만나려던 '레미제라블: 뮤지컬 콘서트'는 3월 26일 개봉으로 지난 4일 다급하게 결정 내렸다. '더 프린세스: 도둑맞은 공주'는 어린이 관객을 타깃으로 한 작품인 만큼 개봉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
2월 개봉작 관계자들은 고민과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그대로 밀고 나간다면 리스크가 크다. 대다수의 작품이 시사회를 열지 못하고 있다. 관객과 직접 만나 홍보할 수 있는 무대 인사도 진행할 수 없다. 최소한의 홍보만이 가능한 상황이다. 한 작품을 위해 오랜 시간 땀 흘려온 제작진에겐 아쉬움을 남긴다.
심상치 않은 상황이 3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높다. 2월 개봉 예정작들이 줄줄이 일정을 연기하면, 3월 개봉 예정작의 배급 시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콜'·'침입자'·'결백' 등의 작품은 이미 3월 개봉을 공식화했으나, 변경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 영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한 영화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 공포에도 '극비수사'와 '쥬라기 월드'가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금은 당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특히 확진자의 극장 방문이 크게 보도되며 공포감이 높아졌다. 영화관이 텅텅 비었다"면서 "누구도 앞으로의 상황을 예상할 수 없어, 추이를 지켜보며 유동적으로 일정을 변경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