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무열이 영화 '정직한 후보'를 통해 연기 변신에 나선다. 무겁고 진중한 김무열 대신 '코미디 뽀시래기'로 활약한다.
'정직한 후보' 개봉을 앞둔 김무열은 7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코미디 장르에 관한 생각, 아내 윤승아의 반응을 전했다.
'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 윤경호, 장동주 등이 출연한다. '김종욱 찾기'(2010), '부라더'(2017) 장유정 감독의 신작이다.
김무열은 극 중 주상숙의 열정 부자 보좌관 박희철 역을 맡았다. 비가 올 때나 눈이 올 때나 주상숙을 빈틈없이 보좌하는 인물이다. 그간 무거운 작품에서 거친 캐릭터를 연기해온 김무열은 코미디 영화 '정직한 후보'를 통해 연기 변신을 감행했다.
라미란을 필두로 화기애애한 촬영장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정직한 후보' 팀. 평소 낯을 가리는 김무열마저 잘 녹아들수 있었다고. 이에 대해 김무열은 "분위기가 좋았다. 사실 낯을 좀 가리는 성격이다. 어떤 작품할 때는 친해지지 못한다. 후배인데도 말 못 놓고 헤어지는 사람도 많다. 연락처도 못 주고 받고 헤어진다"며 "장유정 감독님과는 무대 쪽에서 알았다. 꼭 한 번 작품을 같이 하자고 했다. 라미란 누나는 동료 배우를 넘어서, 어렸을 때부터 동네에서 알고 지낸 누나 같다. 너무 편하게 해주셔서 가끔 함부로 한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이 자리를 빌려서 사과하고 싶다. 윤경호 형은 무표정하게 있으면 무서울 수도 있는데, 따뜻한 사람이다. 저와 잘 맞았다. 같이 있으면 즐거운 사람이다"며 웃었다.
그 가운데서도 나문희와의 만남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나문희 선생님을 처음 만났는데, 존재 자체만으로도 저에게는 정말 큰 위안이었다. 작품의 중심이 되는 분이었다. 배우로서 정말 존경하는 분이고, 계시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었다. 만났던 배우들 중에 연습을 가장 많이 한다. 쉬는 시간 내내 같이 대사를 맞췄다. 정말 놀랐다. 존경한다"고 전했다.
아직은 익숙치 않은 코미디 영화 속 김무열의 얼굴이지만, 김무열은 기대 이상으로 능청스럽게 코미디 장르를 소화했다.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던 경험이 이 같은 연기 변신에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김무열은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기반이 되는 것이 코미디라는 요소다. 그래서 낯설지 않았다. 장유정 감독과 함께라는 것에서 낯섬을 없앨 수 있었다. 제가 코미디를 하는 게 걱정이 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봐주실지가 걱정이었다. 장유정 감독님도 있고, 라미란 선배가 큰 도움이 됐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라미란 누나의 캐스팅 이후였다. 정말 후배 배우로서 이 선배가 어떻게 연기하는지 확인하고 싶고, 함께하고 싶었다. 안 봐도 뻔한 그림이다. 날아다니실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우선되다보니 코미디에 대한 걱정이 상쇄됐다"고 말했다.
라미란과 윤경호 등이 정석 코미디 연기를 보여준다면, 김무열은 이 가운데서 이야기가 뜨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다. 이에 대해 "욕심은 없었다. 코미디는 순간의 공감인 것 같다. 공감에 성공하지 못한 이야기는 영화 외에 장난을 친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진 코미디이지만, 캐릭터 자체는 철저하게 사실성을 가지고 느낌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상황 안에서 당위성에 대해 고민했다"면서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라미란 배우의 공이 크다. 다른 배우들의 공이 크다. 덕분에 나름대로 소신을 가지고 방향을 잡아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코미디 장르를 더 많이, 자주 소화하고 싶다고. 그는 "코미디 장르에 대해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친숙함이 생겼다. 관객 분들이 코미디 쪽으로 친숙하게 봐주신다면 가능성이 생길 것 같아 기쁘기도 하다"고 했다.
'코미디 뽀시래기'라는 말에 대해서는 "감사하다. 배우는 작품을 통해서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소명이고 의무다. 항상 제가 하고 싶어하는 바다.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다. 저는 정말 이번 작품에서 한 게 없다. 진짜 주워 먹었다. 날로 먹었다. '줍줍' 했다"며 웃었다. 이어 "워낙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다보니, 어려운 게 없었다. 물론 치열하게 의견이 오가기도 했다. 코미디라는 것이 사람들과의 공감대를 순식간에 이뤄내 웃겨야 하니까.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스트레스가 없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아내 윤승아의 반응에 대해 묻자 "(윤승아도) 영화 봤다. (윤승아가) 라미란 누나를 정말 좋아한다. 누나만 나오면 정말 좋아하고 재밌어하더라"며 밝게 웃었다.
지난 2011년 자신의 SNS에 윤승아를 향한 취중 고백의 글을 남겨 화제를 모았던 그는 지금까지 사랑꾼으로 통한다.
김무열은 "현장에서 촬영하고 나서 항상 집에 가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는데, 좋았던 일들밖에 말할 게 없었다. 저희는 같은 직업이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식의 이야기를 나눈다"고 전하면서 "(취중고백은) 지울 수 없는 어떤 그런 것인 것 같다"며 수줍어했다. 또 "결과적으로 (결혼까지) 만들어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