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감독이 김진성, 김태군을 향한 생각을 전했다. IS포토 '아픈 손가락'을 대하는 이동욱(46) NC 감독의 시선과 태도는 차분하다.
NC의 스프링캠프는 개막과 동시에 악재를 맞았다. 베테랑 투수 김진성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는 연봉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미국 애리조나(투손 레이드 파크) 캠프에 합류했다. 현지에서 전년 대비 4000만원 삭감된 금액(1억6000만원)에 사인을 했다. 그러나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구단과의 면담을 통해 '훈련을 소화하지 못할 심리 상태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구단은 '한국에서 잠시 마음을 추스르기로 선수와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유독 연봉 협상 잡음으로 시끄러운 겨울이다. 상황에 따라 여론도 천차만별. 김진성은 비난을 받고 있다. 계약을 먼저 하고 수용 불가 의지를 보인 이례적인 행동이다. 2018시즌 최하위에서 2019시즌 5위로 도약한 NC는 더 높은 위치를 바라보고 있다. 베테랑이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NC의 1차 캠프가 돌입한 지 1주일이 넘었다. 두 번째 파트(3일 훈련·1일 휴식)를 끝내고 휴식에 들어갔다. 8일(한국시간) 방문한 레이드 파크의 분위기는 재도약 열기가 뜨겁던 지난해와 다르지 않았다. 동요하는 모습은 없었다.
이동욱 감독은 "김진성이 떠난 당일에는 선수단도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는 문제가 없는 상태다"고 했다.
현재 2군이 훈련하고 있는 마산구장으로 복귀한 당사자를 향해서는 격려를 했다. 이 감독은 "항명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선수의 서운한 마음은 잘 알고 있다. 추스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좋은 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라고 전했다. 훈련을 잘 받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자의로 이탈한 선수를 당장 전력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불이익을 주지도 않는다. 이 감독은 이어 "다시 부를 근거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퓨처스리그, 시범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확인을 할 생각이다. 김진성은 NC 선수다. 배제하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선수가 면담을 신청하고, 속내를 전한만큼 상황을 확대하여 해석하지 않으려는 인상을 준다. 선수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으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NC 포수 김태군이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투손 레이드 파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속팀의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NC 제공 NC 선수단에서 우려를 받는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포수 김태군이다. 시장 가치가 높은 FA(프리에이전트) 포수였지만 찬바람을 맞았다. 이적은 여의치 않았고, 원소속 팀인 NC와의 협상도 순탄하지 않았다. 결국 선수의 기대치에 부족할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되는 조건(기간 4년·최대 13억원)에 사인하고 잔류했다.
이동욱 감독은 김태군에 대해서는 명확한 스탠스를 취했다. 그는 "어디에 다녀온 선수가 아니다. 원래 우리 선수다. (김)태군이에게도 '너에게 특별히 할 말 없다. 하던 대로 운동을 해라'고만 했다"고 전했다. 선수의 심중을 예단하지 않았다. 어설픈 위로보다 믿음을 보내는 게 바르다고 생각한 모양새다. 어렵게 주전으로 올라선 근성을 잘 알고 있다. 설령 상실감이 있어도 알아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저 선수가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할 생각이다. 이 감독은 "선수는 경기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같은 조건에서 경쟁 유도하고, 더 잘하는 선수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하는 '순리'를 추구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