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전도연은 1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탔을 때도 아침에 샴페인을 땄다.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에게 문자도 보냈다. 너무 기쁘더라"고 운을 뗐다.
전도연은 "근데 이후에도 계속 큰 상을 받고 있고 어마어마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악' 소리도 안 날 만큼, '축하한다' '기쁘다' 소리도 안 날 만큼 믿기지 않는 대단한 일인 것 같다"며 "무엇보다 '뭔가 기회는 열려있고, 그 기회를 위해 누군가는 계속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절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꿈은 꿔 꿀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다"고 전했다.
'칸의 여왕',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라는 수식어는 전도연을 위한, 전도연만의 수식어와 다름없다. 하지만 전도연은 "아카데미 보면서 고개를 약간 숙였다"며 호탕하게 웃더니 "난 지금도 신인 같은 마음으로 나와있다. 진심이다. 아카데미에 가는 그 날까지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것 아니냐. 아카데미는 우리 세상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아닌 상황이 됐다. 포문이 열렸으니 가능성도 열린 것 아닌가. 최고를 꿈꾸는 배우의 마음이다"고 솔직한 속내를 고백했다.
이어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는 정말 부담스러웠다. '밀양'을 찍고 나서 사람들의 '칸의 여왕, 칸의 여왕' 하기는 했지만 나로서는 칸의 여왕에 맞는 작품을 계속적으로 채우고 싶었다. 현실적으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부담스러웠다. '타이틀을 갖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채우고 있는가' 갈증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또 "그래서 누가 물어보든, 뭐라고 하든간에 '전 채우고 있어요. 그 자리를 채울 거예요. 채워 나갈 거예요'라고 답했다. 그 부담을 버리고 싶었지만 버릴 수 없어 가지고 가고 있고 그건 지금도 그렇다. 아직도 부족하고 채워가고 싶다. 그래서 작품도 많이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에서 전도연은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 역할을 맡아 명불허전 압도적인 존재감을 펼친다. 범죄를 앞두고 담담하고 순수한 얼굴부터 눈빛 하나로 상대를 제압하는 카리스마까지 입체적 캐릭터를 폭넓은 연기로 완성했다. 무엇보다 관객들이 가장 원하는 전도연표 독한 모습으로 컴백, 기다렸던 기대감을 채워줄 전망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개봉일을 한 주 연기, 1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