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판촉을 강화하고 나섰다. 정부 보조금에 더해 자체 보조금을 지급하는가 하면, 중고차 가격을 보장해주겠다고 나선 곳도 있다. 2020년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수가 늘어나자 관련 수요를 잡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늘어날 전기차…판촉 강화하는 완성차
12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전기차 보급대수를 지난해 5만4652대에서 올해 8만4150대로 늘려 잡았다.
이에 따른 지원예산도 지난해 5403억원에서 8002억원으로 늘렸다. 구매 보조금은 승용차 기준으로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최대 1820만원(국비 820만원)이다.
보조금 지원 대수가 늘자, 완성차 업계는 앞다퉈 전기차 관련 판촉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나섰다.
먼저 기아차는 11일 전기차 구매부터 차량 충전, 중고차 매각까지 책임지고 지원하는 구매프로그램 '스위치 온(Switch On)'을 선보였다.
스위치 온 프로그램은 2월 한 달간 기아차 '니로 EV'와 '쏘울 부스터 EV'를 출고하는 개인 고객이 대상이다. 저금리 할부·충전비 지원·중고차 가격 보장 등 제공한다.
이중 저금리 할부는 현대카드 M 계열 카드로 전기차를 구매하면 할부 기간(12·24·36개월)에 따라 할부 금리(4.0%) 대비 1.1~2.2%p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혜택이다.
신차 가격이 4980만원인 '니로 EV 노블레스' 트림을 구매할 경우 약 57만원의 이자 부담 절감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기아차는 아울러 멤버십 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을 합친 '기아 레드 멤버스 전기차 신용카드'를 통해 고객들이 전기차를 충전할 때 전국 어디서나 요금할인(카드 이용 실적 따라 차등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전기차 신차 구매 후 2년 초과 3년 이하 기간 내 기아차 신차를 재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기존 보유 차량의 잔존가치를 보장해주는 '전기차 중고차 가격 보장'도 제공한다. 3년 주행거리 4만5000㎞ 기준 신차 구매가의 최대 55%까지 보장한다.
앞서 현대차도 지난 3일부터 ‘전기차 중고차 가격 보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일렉트릭' 신차 구매 후 2년 초과 3년 이하 기간 내에 현대차의 다른 신차를 다시 구매하면 기존 보유 차량의 잔존가치를 보장해주는 것이다.
주행 거리 4만∼6만 km를 기준으로 신차 구매가의 최대 55%(정부 보조금 혜택 적용된 실구매가 기준으로는 약 76% 수준)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기아차의 중고차 보장 프로그램과 같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신차를 구매할 경우 보조금을 뺀 실제 구매가가 3230만원인 차량의 3년 후 잔존가치 보장가격은 2475만원이다. 3년간의 대차 부담금으로 총 755만원, 하루 6900원씩으로 이 기간 차량을 보유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친환경차 구매 고객을 위한 각종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통해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자체 보조금'을 들고 나왔다. 전기차 'SM3 Z.E.' 구매고객에게 특별 구매보조금 6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보조금에 국고보조금 616만원을 더하면 총 1216만원 할인 혜택을 받는 셈이다.
여기에 지자체별 전기차 보조금을 더하면 실 구매비용은 더 낮아진다. 올해 전기차 구매에 5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한 제주도의 경우 총 1716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아 실제 구매비용은 SE 트림 1984만원, RE 트림 2184만원이라고 르노삼성차는 설명했다.
수입차는 신차로 '맞불'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판촉 공세에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카드를 들고 나왔다.
그동안 디젤 엔진 모델을 주로 출시해 온 한불모터스는 최근 올해 2분기 푸조와 DS오토모빌의 전기차 모델 3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푸조는 ‘멀티 에너지 플랫폼 전략’을 통해 동일한 차종에 디젤과 가솔린 엔진은 물론 전기차 모델도 출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국내 소비자에 선보일 '뉴 푸조 e-2008 SUV'는 푸조의 SUV 라인업 최초의 전동화 모델로 50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완충 시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기준 최대 31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11kW 충전기를 사용하면 5시간 15분 만에, 100㎾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3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어 충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260 N·m의 성능을 발휘하는 만큼 효율성만큼이나 운전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는 게 한불모터스의 설명이다.
이어 3분기에는 소형 해치백 전기차 모델 '뉴 푸조 e-208'이 출시된다. e-2008 SUV와 동일한 배터리를 탑재해 WLTP 기준 340㎞를 주행할 수 있다.
프랑스 프리미엄 브랜드 DS 오토모빌 역시 'DS 3 크로스백 E-텐스' 모델을 출시한다.
이 모델은 PSA 그룹 최초의 전기차 모델로 포뮬러-E 2018/2019 시즌 최종 우승을 한 DS의 기술력이 집약됐다. 100㎾의 전기 모터를 탑재해 환산 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60N·m를 발휘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8.7초 만에 도달한다.
지난해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첫선을 보인 아우디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아우디 e-트론' 역시 올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 모델은 두 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환산 355~402(부스트모드)마력의 출력을 제공한다. e-트론에 장착된 95㎾ 배터리는 400㎞의 주행거리를 커버한다. 배터리가 중앙 하단에 자리 잡아 주행 안정성이 강화됐다.
포르쉐는 하반기 순수 전기차 '타이칸'을 출시할 예정이다.
타이칸은 기존 전기차의 일반적인 400V 대신 800V 전압시스템을 처음으로 적용해 급속 직류 충전기를 이용해 단 5분 충전으로 최대 100㎞를 달릴 수 있다. 퍼포먼스 배터리의 경우 1회 완충시 407㎞,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는 463㎞를 주행한다.
타이칸의 또 다른 무기는 강력한 주행성능이다. ‘타이칸 터보 S’는 761마력의 오버부스트 출력으로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2.8초가 소요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아우디, 포르쉐, DS와 푸조 등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내놓으면서 수입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