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됐다. 코로나19 여파에 극장을 찾는 관객수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은 지난 19일 개봉 후 5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지만 관객수는 순위가 무색할 정도로 씁쓸한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코로나19를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 개봉을 한 주 미뤘지만 오히려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가 돼 더욱 씁쓸함을 안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개봉 첫 주말 21만173명을 동원, 누적관객수 35만6645명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현 극장가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성적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예측 불가 전개와 신선한 구조, 배우들의 호연이 연인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심각 수준으로 격상됐고, 국가적으로 밀집 지역 방문 자제를 당부한 만큼 극장에 발걸음하는 관객들의 숫자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힘 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재난의 후폭풍이다.
다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실관람객들의 극찬 속 영화의 가치는 지켰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하나의 돈 가방에 얽히게 되는 사건을 시간의 변주를 통해 치밀하고 신선하게 풀어낸다. 시간 순서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아닌, 돈 가방의 흐름에 따라 인물들을 쫓을 수 있도록 구성하며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또 영화 속 곳곳에 숨겨진 이스터에그들은 인물이 한 명 한 명 등장할 때마다 사건의 단서를 제공하며 몰입감을 높인다. 관객들은 영화 속에 담긴 각종 뉴스 프로그램, 중만이 찾아낸 락커키 넘버의 비밀, 연희가 전한 샌드타이거에 대한 의미 등 각자가 생각하는 해석을 통해 장외에서도 영화를 즐기고 있다.
무엇보다 영화 중반부부터 베일을 벗는 전도연의 등장은 모든 사건과 등장인물들의 연결고리로서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기-승-전도연’이라는 평을 이끌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