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이청용(울산 현대). 그가 11번째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할 수 있을까.
이청용이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울산에 집중하면서 울산의 우승에 큰 힘을 더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울산을 넘어 또 다른 목표를 밝혔다. 바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다.
이청용은 2008년 5월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2010 남아공 월드컵 3차 예선 요르단과 경기였다. 데뷔전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강렬했던 이청용의 플레이. 보는 이들의 감탄사를 불러일으켰던 최고의 데뷔전이었다. 이후 이청용은 대표팀 부동의 오른쪽 날개로 군림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신화 주역이 됐다. 이청용은 B조 1차전 아르헨티나전, 16강 우루과이전에 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이어 2014 브라질 월드컵에도 초대를 받았다. 또 2011 카타르 아시안컵, 2015 호주 아시안컵 그리고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까지 세 번의 아시안컵을 경험했다. 10년이 넘도록 대표팀의 중심을 잡은 이청용이었다. 지금까지 총 89경기의 A매치를 뛰었다.
이청용의 A매치는 89경기에서 멈췄다. 마지막 A매치는 2019년 3월 콜롬비아와 친선전이었다. 1년의 시간동안 이청용은 부상과 경기 감각 저하 등의 이유로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K리그로 돌아온 이청용. 그에게 대표팀의 문이 더욱 활짝 열렸다고 볼 수 있다. K리그에서 소속팀 경기를 뛰지 못하거나 팀내 입지가 줄어들어 경기 감각이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컨디션만 빨리 찾는다면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이 자명하다. 또 이청용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는 선수 중 하나다. 2019 UAE 아시안컵에 데려갔고,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시작될 때도 이청용을 발탁했으나 부상으로 낙마했다. 벤투 감독은 "이청용이 가진 능력을 잘 알고 있다.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선수"리고 믿음을 표현한 바 있다. 또 이청용은 2차 예선에서 고전하고 있는 벤투호에 필요한 베테랑이다. 대표팀은 북한, 레바논 두 경기 연속 0-0 무승부에 그쳤다. 기성용(마요르카) 구자철(알 가라파) 등 베테랑들이 국가대표 은퇴를 한 지금 이청용의 힘이 절실하다.
이청용 역시 대표팀을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대표팀은 내가 욕심을 낸다고 해서 뛸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특별한 자리다. 주어진 매 경기 최선 다했듯이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잘 준비해서 가게 된다면 좋은 경기력으로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청용이 대표팀에 복귀하고, 카타르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과정을 함께 한다면 자연스럽게 이청용은 A매치 100경기 출전, 즉 센추리클럽에 가깝게 다가서게 된다. 이미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이동국(전북 현대)과 기성용을 제외한 현역 선수 최다 A매치 출전 기록이다. 센추리클럽까지 남은 경기는 11경기. 가시권에 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청용이 100경기를 달성한다면 한국 축구에서 11번째다. 현재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의 승인을 받은 한국의 센추리클럽 가입자는 홍명보(136경기) 차범근(134경기) 이운재(131경기) 이영표(127경기) 유상철(120경기) 기성용(110경기) 이동국(105경기) 김태영(104경기) 황선홍(103경기) 박지성(100경기·이상 FIFA 집계) 등 10명이다. 모두가 한국 축구의 전설이다. 또 하나의 한국 축구 전설로 꼽히는 이청용이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센추리클럽 가입 그리고 한국의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이청용의 아름다운 행보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