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 하나 청정지역이 없다.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전 세계가 코로나19 영향권에 들었다. 대부분의 산업 분야가 비슷한 경제 침체기를 겪겠지만 영화 시장도 '쇼크' 그 자체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 할리우드까지 코로나19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1월 중국의 극장 폐쇄를 시작으로 직격탄을 맞은 영화 시장은 2월 중순부터 모든 영화 행사가 사실상 중단되고 50여 편의 영화들이 3월 개봉을 포기한 국내를 비롯해 3월 유럽과 북미 전역으로 코로나19화 함께 피해가 확산됐다. 세계 경제와 영화 배급 환경을 쥐고 흔드는 코로나19다.
아시아 지역 개봉 연기로 상황을 무마시켜 보려 했던 할리우드는 유럽 지역의 극장 폐쇄와 톰 행크스의 코로나19 확진 등 사태의 심각성이 점점 '나의 일'로 커지자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년까지 영화 개봉 일정을 줄줄이 변경하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인 대형 프로젝트는 25번째 007 시리즈 '007 노 타임 투 다이'다. 5월 개봉을 추진했던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심사숙고 끝 공식 발표를 통해 영국에서 11월 12일, 전세계 11월 25일 개봉을 새롭게 확정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개봉일에 맞춰 개봉, 내한 행사도 추후 논의 될 예정이다.
'분노의 질주' 9번째 시리즈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무려 1년이나 개봉일을 늦췄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올해 5월 20일 개봉하려 했던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북미 새 개봉일을 2021년 4월 2일로 미뤘다. 주연 빈 디젤은 "기다림에 대한 실망감이 있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선택이다"고 전했다.
디즈니도 움직였다. 앞서 픽사 '온 워드: 단 하루의 기적' 북미 개봉을 진행하면서 한국 등 일부 지역의 개봉을 연기한 디즈니는 '뮬란' 역시 중국과 한국 등 몇개국 개봉일을 먼저 미루고 북미 개봉은 어떻게든 제 날짜에 맞추려 했지만 최종적으로 3월 27일 개봉을 포기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디즈니는 '뮬란' '엑스맨: 뉴 뮤턴트' '앤틀러스' 북미 개봉 연기를 공표했다. '뮬란'은 3월 27일, '엑스맨: 뉴 뮤턴트'는 4월 3일, '앤틀러스'는 4월 17일 개봉을 준비 중이었지만 겉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세로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됐다.
특히 '뮬란'은 지난 9일 LA 월드 프리미어 행사까찌 성황리에 치뤘지만 개봉은 할 수 없게 됐다. 런던에서 개최되는 유럽 프리미어 행사도 레드카펫 및 별도의 미디어 자리 없이 시사회만 연다. 니키 카로 감독은 "바이러스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이 하루 빨리 회복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응원했다.
디즈니 측은 "현재로써는 개봉 연기를 결정했을 뿐 언제 다시 개봉일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추이를 지켜본 후 발표할 것이다"고 밝혔다. 북미 뿐만 아니라 유럽 등 타 지역 개봉일도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다만 5월 1일 개봉 예정인 마블 '블랙 위도우'는 현재 이상의 이변이 없는 한 개봉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유럽 개봉을 취소했다. 데드라인은 "파라마운트가 '콰이어트 플레이스2'의 3월 19일 개봉을 백지화 시켰다"고 보도했다. 유럽 극장의 정상 운영이 힘들다는게 가장 큰 이유다. 한국에서는 이미 3월 초 연기를 고지했던 바, 북미 개봉 일정도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