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LG 감독. LG 제공 창단 30주년 큰 그림을 그리는 LG의 중요한 과제는 마운드 안정이다.
주전 윤곽이 뚜렷한 편인 야수진은 지난해보다 안정적으로 출발한다. 아직 주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정근우를 영입해 정주현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새 외국인 1루수 로베르토 라모스가 합류했고, 프로 2년 차 구본혁이 내야 백업으로 대기한다. 마운드는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차우찬으로 이어지는 1~3선발진과 마무리 고우석은 차질 없이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류중일 LG 감독을 고심에 빠지게 하는 점은 물음표가 붙어 있는 4~5선발과 중간 계투진이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부터 "4~5선발과 중간 계투진이 좀 더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4~5선발은 지난 시즌 종료 직후부터 중요한 과제로 점찍었다. 2019년 팀 선발승의 약 79%(52승 중 41승)를 1~3선발진이 차지했지만, 4~5선발의 활약은 미미했기 때문이다. 결국 4~5선발은 이번 시즌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팀 성적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캠프 출발 전에 4~5선발 후보로 여러 선수가 이름을 올렸지만, 현재로선 임찬규와 송은범이 낙점됐다. 류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를 결산하며 "현재로선 두 선수로 시즌을 맞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평가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서 호투를 펼친 송은범. LG 제공 프로 18년 차로 전천후로 활약해온 송은범은 3월 4일 삼성전과 평가전에서 3이닝 1피안타 무실점, 14일 청백전에서 4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이다. 불펜 투구도 140개 이상을 소화할 만큼 선발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반면 임찬규는 14일 청백전에서 3이닝 5피안타 4실점,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도 2이닝 5실점을 하는 등 부진하다.
1~3선발과 비교하면 안정감이 떨어지고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송은범은 최근 3년 간 선발 등판이 6회에 불과하고, 체력이 얼마나 버텨줄지 관건이다. 임찬규는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점이 걱정거리다. 둘이 로테이션을 지켜주며 어느 정도 활약만 보여줘도 전력에 큰 보탬이다.
일단 이우찬과 정우영이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선발 테스트에서 탈락한 가운데 여건욱과 이상규, 정용운 등이 후보로 손꼽힌다.
불펜의 경우 부상 선수의 복귀로 좀 더 탄탄한 허리진 구축을 기대했으나, 아직 미완성이다. 지난해 신인왕 정우영은 어깨 불편함으로 14일 청백전에서야 처음으로 실전 투구를 가졌다. 수술 후 복귀하는 정찬헌과 이정용은 예상보다 복귀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 실전 등판을 눈앞에 둔 김지용은 수술 전 좋았던 모습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지난해 후반기 중간 계투로 좋은 활약을 펼친 김대현도 재활 후 실전 초읽기에 돌입했다. 김대유와 이상영 등 새로운 얼굴도 등장했으나, 경험 많고 필승조로 활약이 기대되는 자원이 더욱더 필요하다.
개막 연기로 시간을 번 LG는 4~5선발과 계투진이 몸 상태를 끌어올려 안정감을 갖추길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