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윤곽이 뚜렷한 편인 야수진은 지난해보다 안정적으로 출발한다. 아직 주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정근우를 영입해 정주현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새 외국인 1루수 로베르토 라모스가 합류했고, 프로 2년 차 구본혁이 내야 백업으로 대기한다. 마운드는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차우찬으로 이어지는 1~3선발진과 마무리 고우석은 차질 없이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류중일 LG 감독을 고심에 빠지게 하는 점은 물음표가 붙어 있는 4~5선발과 중간 계투진이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부터 "4~5선발과 중간 계투진이 좀 더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4~5선발은 지난 시즌 종료 직후부터 중요한 과제로 점찍었다. 2019년 팀 선발승의 약 79%(52승 중 41승)를 1~3선발진이 차지했지만, 4~5선발의 활약은 미미했기 때문이다. 결국 4~5선발은 이번 시즌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팀 성적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캠프 출발 전에 4~5선발 후보로 여러 선수가 이름을 올렸지만, 현재로선 임찬규와 송은범이 낙점됐다. 류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를 결산하며 "현재로선 두 선수로 시즌을 맞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프로 18년 차로 전천후로 활약해온 송은범은 3월 4일 삼성전과 평가전에서 3이닝 1피안타 무실점, 14일 청백전에서 4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이다. 불펜 투구도 140개 이상을 소화할 만큼 선발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반면 임찬규는 14일 청백전에서 3이닝 5피안타 4실점,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도 2이닝 5실점을 하는 등 부진하다.
1~3선발과 비교하면 안정감이 떨어지고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송은범은 최근 3년 간 선발 등판이 6회에 불과하고, 체력이 얼마나 버텨줄지 관건이다. 임찬규는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점이 걱정거리다. 둘이 로테이션을 지켜주며 어느 정도 활약만 보여줘도 전력에 큰 보탬이다.
일단 이우찬과 정우영이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선발 테스트에서 탈락한 가운데 여건욱과 이상규, 정용운 등이 후보로 손꼽힌다.
불펜의 경우 부상 선수의 복귀로 좀 더 탄탄한 허리진 구축을 기대했으나, 아직 미완성이다. 지난해 신인왕 정우영은 어깨 불편함으로 14일 청백전에서야 처음으로 실전 투구를 가졌다. 수술 후 복귀하는 정찬헌과 이정용은 예상보다 복귀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 실전 등판을 눈앞에 둔 김지용은 수술 전 좋았던 모습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지난해 후반기 중간 계투로 좋은 활약을 펼친 김대현도 재활 후 실전 초읽기에 돌입했다. 김대유와 이상영 등 새로운 얼굴도 등장했으나, 경험 많고 필승조로 활약이 기대되는 자원이 더욱더 필요하다.
개막 연기로 시간을 번 LG는 4~5선발과 계투진이 몸 상태를 끌어올려 안정감을 갖추길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