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다음 달부터 도민 1인당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소득과 나이 상관없이 전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소득제 시행이다. 이번 조치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경기도는 다음 달부터 도민 1인당 10만원씩, 4인 가족일 경우 40만원씩을 재난기본소득으로 지급한다. 구체적인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대상은 지난 23일 밤 12시 기준 시점부터 신청일까지 경기도민인 경우에 해당한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0년 2월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인구는 1326만5377명이다. 액수로는 약 1조326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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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복지센터서 신청 즉시 지역화폐로 지급
지급 절차는 최대한 간소화했다. 다음 달부터 거주하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원 확인만 하면 가구원 모두를 대리해 전액을 신청 즉시 수령할 수 있다. 성년인 경우 위임장을 작성해야 한다.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은 지급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소멸하는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단기간에 전액 소비되게 함으로써 가계지원 효과에 더해 기업과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라는 이중효과를 얻도록 했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도는 필요한 재원 1조3642억원은 재난관리기금 3405억원, 재해구호기금 2737억원에 자동차구입채권 매출로 조성된 지역개발기금 7000억원을 내부 차용해 확보했다. 그래도 부족한 재원은 궁여지책으로 지원 사각지대가 줄어든 것을 고려해 극저신용대출 사업비 1000억원 중 500억원을 삭감해 마련했다.
경기연구원이 한국은행 산업연관표(2017년 연장표)를 적용해 1인당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시행했을 때 발생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생산유발 효과는 1조1235억원, 부가가치유발 효과는 6223억원, 취업유발 효과는 5629억원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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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증세 등 도민의 추가 부담은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4일 “코로나19로 맞게 된 역사적 위기 국면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며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지급 계획을 밝혔다. 이 지사는 “일부 고소득자와 미성년자를 제외하거나 미성년자는 차등을 두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이는 기본소득의 이념에 반하는 것”이라며 “고소득자 제외는 고액납세자에 대한 이중차별인 데다 선별비용이 과다하고, 미성년자도 세금 내는 도민이며 소비지출 수요는 성인과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제외나 차별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재난관련기금은 적정액을 적립해야 하고, 지역개발기금은 채무변제 재원이어서 반드시 복원해야 한다“면서 ”다만 복원 재원은 예산의 절감과 우선순위 조정을 통해 마련함으로써 증세 등 도민의 추가 부담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지난 23일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안’을 의결, 재난이 발생할 경우 도민을 대상으로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 조례안을 전국 최초로 마련했다. 해당 조례안은 오는 25일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