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시작은 언론이다. 신문의 1면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스타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1면의 첫 등장. 스타로 향하는 과정이 시작됐음을 세상에 알리는 메시지다.
'Messi's first day at MARCA'
82년 된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가 최근 게재한 기사다. 지난 20년 동안 지면에 실린 기사를 분석한 뒤, 세계 최고의 스타가 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마르카가 '처음으로' 소개한 날을 기념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51년의 역사를 가진 스포츠지 일간스포츠도 특별기획을 준비했다. 한국에서 등장한 '메시의 사례'를 소개한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생애 첫 1면'을 장식한 축구 스타 이야기다. 〈편집자 주〉
2014년 K리그1(1부리그) 전북 현대에 입단한 이재성. 그가 일간스포츠 1면에 등장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재성은 '최강'이라 불리는 전북에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전북에서 '신인'으로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놀라운 일이다. 이재성의 가치와 경쟁력은 이때 이미 입증된 것이나 다름없다. 당시 최강희 전북 감독의 절대신뢰 속에서 이재성은 데뷔와 함께 '신데렐라'로 급부상했다. 2014년 전북의 K리그1 우승에 일조한 이재성은 2015년 전북의 2연패 달성에 큰 역할을 했다. 그해 이재성은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이후 신인티를 완벽히 벗은 이재성은 명실공히 전북의 '에이스'로 도약했다. 이 역시 최 감독의 절대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현상이었다. 이재성은 2017년 에이스로 전북의 우승을 이끌었고, MVP까지 거머쥐었다. 앞선 4번의 전북 우승 당시 MVP는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이 아닌 전북의 두 번째 MVP가 이재성이었다. 전북의 무게중심이 이재성으로 옮겨간 것이다.
또 이재성은 전북의 마지막 MVP다. 이재성은 2018년 여름 독일 2부리그 홀슈타인 킬로 이적했다. 이재성이 떠나자 전북에 MVP는 등장하지 못했다. 2018년과 2019년 전북이 우승을 했지만 MVP는 경남 FC의 말컹(2018년) 울산 현대의 김보경(2019년)에게 돌아갔다. 이재성은 K리그를 넘어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컵도 들어올리며 아시아 무대마저 지배했다.
대표팀에서도 이재성은 '신데렐라'였다.
그는 U-23 대표팀으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환호했다. 그리고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15년 3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재성을 A대표팀에 포함시켰다. 2015년 3월 27일 우즈베키스탄과 친선전에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강렬한 모습을 남겼다. 4일 뒤 뉴질랜드와 친선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쏘아올렸고, 이 골은 결승골이 됐다. 한국이 1-0으로 승리했다.
A매치 단 두 경기 만에 이재성은 슈틸리케 감독의 '신데렐라'로 급부상했다. 전북을 넘어 A대표팀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이재성. 2015년 4월 2일 일간스포츠가 이재성을 만나 단독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재성은 "A대표팀은 막연한 꿈이라 생각했다. 현실로 다가오니 신기하고 시롭다. 꿈을 꾸고 있는 느낌이다. 행복하면서 얼떨떨하다"며 A매치 데뷔 소감을 밝혔다.
이재성은 청소년 때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어릴 때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를 반전시킬 수 있었던 계기, 이재성은 최강희 감독의 이름을 꺼냈다. 이재성은 "부족했다. 발전하려고 늘 노력했다. 전북에 입단한 것이 계기였다. 기회를 준 전북과 최강희 감독께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이재성이 빠른 시일 내 A대표팀으로 갈 것이라 예상한 또 한 명의 스승이 있었다. 바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은사였던 이광종 감독. 이재성은 "(이광종 감독님께서) 너는 조금만 더 하면 A대표팀에서 뛸 수 있다고 했다. 그런 말씀을 해주시니 국가대표가 코앞에 다가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마음을 표현했다.
첫 A매치에서 '친구'인 손흥민(토트넘)을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만났고, 처음으로 경기도 함께 뛰었다. 이재성은 "중등연맹 선발로 뽑혀 (손)흥민이를 한 번 본 적이 있다. 같이 뛰는 날이 올 줄은...아니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다. 또래가 딱 둘이라 흥민이가 많이 챙겨줬다. 덕분에 빨리 적응했다. 우즈베키스탄과 데뷔전에서도 흥민이가 많이 맞춰줬다. 친구랑 같이 뛰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슈틸리케의 '신데렐라'는 이후 A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나아갔다. 감독이 바뀌어도 이재성의 가치는 바뀌지 않았다. 자신을 뽑아준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난 뒤에도 꾸준히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다. 2018 러시아월드컵도 경험하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A대표팀에서 49경기에 출전했고 8골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