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사태로 인한 책임 논란이 불거진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이 25일 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이 확정됐다. 손 회장은 취임식을 생략하고 첫 일정으로 영업 현장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날 손태승 회장은 “주총에서 주주들이 연임을 지지해주신 것으로 형식은 충분하다”며 별도의 취임 관련 행사는 일체 생략할 것을 주문했다.
이후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고객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을 점검하는 취지에서 전날 정식 취임한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에게 남대문시장지점을 함께 방문하자고 제안했다.
손 회장은 남대문시장지점에서만 소상공인 등 300명 가까운 영세 사업자가 총 100억원 수준의 긴급대출을 신청했다며, 코로나19 피해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시장 내 지점을 직접 선택해 방문했다. 그는 또 여신 지원으로 밤낮없이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직원들의 현장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권행장과 즉석에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영업점 방문을 마친 후에는 즉시 그룹 CEO들을 화상회의로 소집해 ‘그룹 비상경영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었다. 손 회장은 회의를 통해 “현재는 코로나19에 대한 재난 위기 대응을 넘어 그룹 경영 전반에 비상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존의 위원회를 코로나19대응반, 경영리스크대응반, 민생금융지원반 등 3개 부문으로 확대 편성한다고 밝혔다.
특히 손회장은 지난 24일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회의에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통해 기업구호긴급자금을 투입하기로 발표한 만큼,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는 우리금융그룹이 중소·소상공인은 물론 중견·대기업까지 포함한 코로나 피해기업 살리기에 앞장서자고 주문했다.
더불어 자회사들이 지주사와 긴밀히 협조체계를 갖추어 달라고 당부하고 “코로나19에 대한 재난 위기 대응에도 경각심을 유지하되, 코로나로 인한 장기적 경기 침체를 상정해 그룹사별로 최악의 경영환경에 대비한 시나리오까지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