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터쇼 코로나19의 지역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와 벡스코가 2020 부산 국제모터쇼를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많은 수입차 브랜드가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규모는 축소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와 벡스코는 부산모터쇼를 예정대로 개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행사 준비에 착수했다.
부산모터쇼는 서울모터쇼와 함께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 행사로 꼽힌다. 홀수년에는 서울에서, 짝수년에는 부산에서 열린다. 올해는 오는 5월 28일~6월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부산모터쇼의 강행은 올초 잡혀있던 주요 국제모터쇼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하고 있는 것과 다른 행보다.
가장 먼저 연기 소식을 알린 건 베이징모터쇼다. 내달 21일 열리기로 돼 있었지만,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찌감치 무기한 연기로 방침을 정했다.
올 하반기 개최를 모색하고 있는데, 세계 최대 발병 국가인 중국이 국제모터쇼를 개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 번째로 취소된 국제모터쇼는 제네바 국제모터쇼다. 지난 5일 열릴 예정이던 제네바 국제모터쇼는 개최 1주일 전까지도 ‘강행’ 입장을 밝혔지만 결국 손을 들었다. 이 모터쇼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를 하려면 완성차 업체들은 온라인 공개로 선회했다.
다음달 8일 열릴 예정이던 뉴욕 국제오토쇼도 연기 방침을 정했다. 그레이터 뉴욕 자동차딜러협회는 지난 11일 "올해 모터쇼를 8월 28일로 4개월 연기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모터쇼들이 잇달아 취소·연기되는 상황이지만 부산시는 '지역 경기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모터쇼 개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모터쇼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19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더라도 행사는 정상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애초 10개 나라, 180개 업체가 부산모터쇼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요 수입차가 대거 불참하기로 해 행사가 열리더라도 규모는 축소될 전망이다.
이미 수입차 1위 업체인 벤츠코리아가 불참을 확정한 가운데 유럽 완성차 업체도 부산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부산모터쇼 단골 참가자던 일본차 업체들도 올해에는 참가가 불투명하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영향으로 국내 판매가 70∼80% 급감한 상황에서 큰 비용을 들여가며 부산모터쇼에 참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결국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 한국GM 등 국산차 업체를 제외하면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BMW와 미니, 캐딜락 3개사만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설상가상 모터쇼 관람객 수도 급감하는 추세다. 부산국제모터쇼 방문객은 2014년 115만명으로 100만명을 넘긴 이후 2016년 72만명, 2018년 62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5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얼마나 줄어들지 알 수 없다"며 "수입차의 외면에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져 올해 부산모터쇼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해도 흥행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