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물자가 부족해지자 기아차·GM·피아트 등 완성차 업체들이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의 생산에 나서고 있다.
기아차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권고에 따라 옌청공장에서 마스크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현지 완성차 공장들에 마스크 생산을 권고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아차도 옌청공장에서 마스크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생산이 확정되면 기아차는 옌청공장 유휴공간에 마스크 생산설비를 들여 마스크 생산을 시작한다. 이 마스크는 옌청공장 직원들이 사용할 예정이다. 마스크 생산설비의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완성차 생산은 기존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중국 공장의 경우 현재까지 마스크 생산을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와 미국의 합작 완성차 제조사인 FCA(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그룹은 안면 보호 마스크 생산에 나선다.
FCA은 기존 공장을 마스크 제조를 위해 개조해 월 100만개의 마스크를 찍어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계 종사자에 전달될 예정이다. 생산 설비는 이번 주 중 구축할 예정이다.
FCA 측은 구체적 지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로이터 등 현지 외신에서는 아시아 지역 내 공장 개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GM과 포드, 테슬라 등 자동차 제조사들이 의료물자 생산에 곧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전시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민간 부문에 개입하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950년 한국전 지원을 위해 만든 이 법은 국방·에너지·우주·국토안보를 위해 주요 물품의 생산을 촉진, 확대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영국은 롤스로이스를 비롯해 포드·혼다 등에 인공호흡기 등 필수 의료장비 생산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의 꽃'으로 불리는 완성차 산업이 마스크 등 의료물품 생산에 개입해 공급 부족에 숨통을 트일 전망"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완성차 업체들이) 제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