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외모에 빈틈 많은 반전 성격, 연기를 할 때면 멜로 눈빛을 쏘는 배우. 성훈(37)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로 대중과 가까워진 성훈이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를 통해 본업인 배우로 돌아왔다. 판타지 로맨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에서 카페 사장 승재 역을 맡아 여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 김소은과 호흡을 맞췄다. 3년 전 촬영을 끝낸 이 영화로 코로나19 사태로 전례 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극장가에 대담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려도 걱정도 많이 샀다. 평일 하루 관객 수가 3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요즘 개봉을 감행한 데다, 영화는 시대 역행 로맨스라는 혹평을 받았다. 결국 25일 개봉 당일 박스오피스 7위에 오르는 데에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도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성훈에게 첫 로맨스 영화라는 의미를 지닌다. '나 혼자 산다'에서와는 다른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뜻깊다. "예능을 하면 할수록 연기를 향한 칼을 갈게 된다"는 그는 지금도 꼼수 없이 자신 앞에 놓인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개봉이 3년이나 미뤄졌다. "그래서 이 영화가 진짜 개봉할 줄 몰랐다. 3년 정도 개봉이 늦어지고 나니 '이게 개봉을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잊고 있었다. 다른 스케줄 때문에 바쁘기도 했다. 그래서 개봉 생각을 못 하고 있었다."
-김소은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김소은이 나보다 경력이 딱 두배다. 데뷔 20년 차라더라. 그래서 내가 몰랐던 부분들을 현장에서 꼼꼼하게 봐줬다. (김소은이) 할 말은 하는 성격이기도 하다."
-로맨스 영화인데 애정신이 없어서 아쉽지 않았나. "아무래도 (아쉽다). 요즘엔 연애의 진도가 빨라졌다고 하는데, 썸 타는 기간에는 원래 다 조심스럽지 않나. 영화에 그 과정이 담겼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그 기간이 제일 설렐 때다."
-영화 찍으면서 설렜나. "한 번씩? 아무래도 김소은이 비주얼로 어디 가서 빠지지 않으니까.(웃음) 찍으면서 '귀엽다. 예쁘다'라는 생각은 했다."
-키스신에 관한 철학이 있다던데. "(키스신 연기를) 몰랐을 때는 무조건 진짜처럼 보이게 키스를 한다거나 했다. 드라마에서 표현할 수 있는 애정행각 중에서는 끝판왕이니, 자극적으로 찍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지 않아 있었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층이 여성이 많다 보니, 몇 년 전부터는 여성이 대리만족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키스신은 여배우가 잘 나와야 한다. 달달한 키스신은 여배우가 무조건 잘 나와야 한다."
-드라마가 아닌 영화에도 욕심이 있나. "아무래도 표현에 있어서 영화가 더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대중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깨고 '나는 미친놈이에요'를 보여주고 싶다. 대사는 없지만, 눈빛으로 표현하는 연기가 될 수도 있고, 정말 정신없는 연기가 될 수도 있다. '쟤 정말 미친놈 아닐까?'라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도전하고 싶은 연기가 있나. "장르물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캐스팅 제안이) 뭐가 들어와도 상관은 없을 것 같다. 감독님, 작가님과 미리 상의하겠지만, 어느 정도까지 캐릭터에 양념을 칠 수 있게 허락해주신다면 잘해낼 수 있다."
-박나래와 열애설이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였다. "그랬었나. 휴대폰 중독이라서 인터넷을 자주 하는데, 기사 제목에 내 이름이 보이면 보지 않는다. 사람이다 보니 댓글을 보면서 상처까진 아니더라도 기분이 나쁠 수 있으니까. 그 여운이 금방 사라지지 않는다. 내 성격 자체가 관종의 성향이 전혀 없다. (박나래와 열애를) 바라지는 않는다.(웃음) '나 혼자 산다' 멤버 가운데 박나래와 가장 먼저 친해졌다. 습관적으로 눈에 보여서 신경을 쓴다. 방송에 그 모습이 나가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닌 건 아닌 거니까. 하하하."
-지난 연말 연예대상 때 박나래를 따뜻하게 안아줘서 열애설에 불을 지폈다. "1년 전부터 생각했다. 박나래가 대상을 받게 되면, 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되면,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예능 출연으로 받은 트로피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창피하다. 능력치가 좋아서 상을 받았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잘 나가는 예능프로그램 운 좋게 만났다고 생각한다. 좋은 프로그램이다 보니 (상을) 잘 챙겨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