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형 SBS 월화극 '아무도 모른다'로 첫 단독 주연을 꿰찬 배우 김서형. 25년이 넘도록 연기를 해오는 동안 단 한 번의 연기 논란도 없었다.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서형은 많은 작품의 터널을 지나오며 연기력을 갈고 닦았다. 그러던 중 국민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신애리를 만나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독한 눈에 갖은 악행을 이어가는 희대의 악녀로 폭발적인 에너지로 이끌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보와 폭주하는 캐릭터를 6개월간 지치지 않고 그려냈다.
신애리로 단련된 김서형의 연기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면서 더욱 그 강도가 높아졌다.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을 투영한 '자이언트' 유경옥에 이어 모략과 음모의 정점에 서 있는 '샐러리맨 초한지' 모가비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어셈블리', '굿 와이프'를 통해 국회의원, 로펌 대표 등을 연기하며 성의 경계를 허문 캐릭터로 대중을 만났다. 누구의 아내, 엄마가 아닌 오롯이 그 역할 자체로 극을 이끌어 나갔다.
김서형의 진가는 드라마 'SKY 캐슬'을 만나며 터졌다.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을 만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인기를 한 몸에 얻은 것. 머리카락 한 올도 남김 없이 빗어 넘긴 올백 헤어부터 올블랙 스타일링까지. 김서형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연기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단 한 신도 쉽지 않았을 역할. 김서형은 처절하게 외롭고 힘든 시간들을 묵묵히 버티며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아내의 유혹'부터 'SKY 캐슬'까지 김서형은 악역 혹은 그 경계이거나 세고 강한 캐릭터의 카테고리에 국한됐다.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로 자신의 색을 바꿨다. 지금까지 해 왔던 센 이미지를 벗고 감성과 공감을 장착한 차영진으로 변신했다. 냉정한 형사의 겉모습에 누구보다 감성적이고 상대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는 역할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상대방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캐릭터를 따스한 감성에 친구의 죽음과 사고를 안타까워하며 때로 자책하기도 하는 절절한 감정으로 수놓고 있다.
김서형의 변신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집중해야 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악녀 이미지로만 점철됐던 그는 '아무도 모른다'를 만나면서 애절한 감성을 선사했고, 처절하게 갈고 닦은 연기력을 매회 폭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김서형이 각고의 노력으로 차영진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에게서 선한 이미지와 애절함을 본 대중들은 김서형에게서 멜로와 로맨스의 가능성마저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