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도 막막한 코로나19 정국. 조인성(45) 두산 배터리 코치의 관리 방침은 경쟁 유도다.
두산은 포수 왕국으로 여겨진다. 계보를 잇는 대형 포수가 꾸준히 등장했다. 현역 시절 리그 대표 포수로 평가받던 조인성 배터리 코치도 인정한다. "투수, 수비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포수도 빛나는 게 사실이지만, 두산에서의 세 번째 시즌 준비를 하며 안방이 정말 강하다는 생각은 든다"고 했다.
다가올 시즌에는 베테랑 포수 정상호(38)도 가세했다. 주전급 백업 이흥련(31),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선발됐던 유망주 장승현(26)도 있다. 주전은 국가대표 포수 박세혁.
그러나 조인성 코치는 긴장을 풀지 않는다. 그 어느 시즌보다 준비 과정에서 변수가 많은 탓이다. 개막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고, 7일로 예정됐던 대외 연습경기도 연기됐다. 블로킹, 도루 저지, 투수 리드, 타격 등 개별 점검 포인트가 많은 포수진을 이끌고 있기에 실전 감각이 정체되는 상황을 우려한다.
조 코치는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화두는 경쟁 유도. 그는 "(박)세혁이가 지난 시즌에 좋은 역할을 해줬지만, (이)흥련이도 있고, 정상호도 있다"며 "투수가 찾는 포수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모든 포수가 그럴 수 있다면 팀은 더 강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기용, 교체 등 선택은 김태형 감독이 내린다. 조 코치는 감독이 투수별, 상황별 기용에 합리성을 가질 수 있도록 견해를 전하는 임무가 있다. 주전은 박세혁이지만 그가 자리보전을 낙관하지 않도록, 다른 포수가 존재감을 보여줘야 더 강한 안방을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 준비 기간 내내 날카로운 눈으로 포수들을 보고 있다.
실제로 이흥련의 성장세를 주목했다. 기본기 체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고, 해외 전지훈련 기간 동안 하체 강화를 주문했다. 블로킹과 도루 저지를 더 정확하고 민첩하게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흥련도 "개인 차이는 있겠지만, 예년보다 하체 운동량이 늘었다"며 시즌을 준비하는 화두였다고 인정했다. 조인성 코치는 "안정감이 생겼다"며 성과에 만족했다. 장승현, 신인 장규빈의 잠재력에 대해서도 높이 샀다.
박세혁은 지난해 우승 포수, 국가대표, 역대 최다 3루타 신기록 포수 등 화려한 수식어가 붙었다. 조 코치는 그가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비시즌 동안에는 도루 저지 능력 향상을 유도했다. 자신의 지도관 비춰봤을 때 팔 스윙이 다소 낮은 편이라고 판단했고, 팔을 높여 동작 밸런스에 안정감을 주려고 했다.
조인성 코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자세가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선수도 노력하고 있다. 도루 저지 능력이 좋아지면 볼 배합도 수월해지고, 결과적으로 실점이 줄어든다. 팀의 승리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멘탈 관리도 조언했다. 박세혁을 현재에 안주하는 선수로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리드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조 코치는 "이제 풀타임으로 한 시즌을 치렀다. 더 인정을 받으려면 세 시즌, 600~700경기는 더 나가야 한다. 그런 조건 속에서 자신만의 촉과 감이 생길 수 있다. 더 꾸준히 경기에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