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3 게임사인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넥슨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주고 있다. 이들은 끊임없이 해외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글로벌 유저의 마음을 살 신무기를 준비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게임 이용 시간이 늘어나는 등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빅3 중 누가 먼저 글로벌 메이저 게임사의 깃발을 꽂을지 주목된다.
넷마블, 글로벌 공략 속도…올해 톱5 진입할까 빅3 중 글로벌 공략에 가장 속도를 내는 곳은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국내 초기 모바일 시장을 평정하고 2015년 글로벌 도전을 시작했다. 특히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2017년 1월에 2020년까지 글로벌 메이저 톱5 게임사가 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올해가 로드맵을 완성하는 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해외 매출은 2016년부터 작년까지 증가세를 보인다. 2016년 7573억원, 2017년 1조3181억원, 2018년 1조4117억원에 이어 2019년에도 전체 매출의 67%에 달하는 1조4494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사 순위에서도 톱10을 유지했다. 모바일 앱 마켓 분석사이트 앱애니가 2019년 매출(구글·애플 앱마켓 합산)을 기준으로 선정한 ‘2020년 상위 52위 퍼블리셔(모바일 게임 서비스사)’ 부문에서 넷마블이 텐센트·넷이즈·액티비전 블리자드·슈퍼셀·반다이 남코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2015년 처음 앱애니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이후 5년 연속 톱10을 유지했다.
넷마블은 이 여세를 몰아 올해 톱5 진입을 위해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이하 칠대죄)’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성과를 내고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북미 애플 앱마켓에서 매출 6위를 기록했고, 독일·이탈리아·스페인·싱가포르 등 글로벌 19개 주요 시장에서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블소) 레볼루션’과 ‘스톤에이지M(가제)’도 상반기 중에 글로벌 시장에 출격한다.
국내에서 롱런 중인 모바일 MMORPG 블소 레볼루션은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무협이라는 이국적인 주제를 활용한 작품이어서 이 지역 유저에게 어필할 것으로 넷마블은 기대하고 있다.
스톤에이지M은 넷마블 자체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다. 오픈 필드에서 즐길 수 있는 석기 시대 라이프를 기반으로 다양한 공룡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넷마블은 한창 개발 중인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제2의 나라: 크로스월즈’, 지난 3월 북미 게임쇼 ‘팍스 이스트 2020’에서 처음 공개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 등 다양한 신작들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리니지2M에 콘솔 게임도…엔씨, 글로벌 종합게임사로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시장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엔씨는 그동안 넷마블에 선수를 빼앗긴 모바일 게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다. 그 결과, 2017년 ‘리니지M’에 이어 2019년 ‘리니지2M’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모바일 시장의 왕좌에 올랐다.
엔씨는 이런 성공의 자신감으로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특히 국내 최고 흥행작인 ‘리니지2M’을 해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11월말 출시된 리니지2M은 현재까지 국내 구글 앱마켓에서 매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1분기 평균 일 매출이 40억원가량으로 추정될 정도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엔씨는 리니지2M이 모바일 MMORPG의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어 해외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출시일과 지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만이나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먼저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올 하반기에 ‘블레이드앤소울’ IP 기반의 신작인 ‘블레이드앤소울S’도 해외에 먼저 선보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 게임은 원작 주요 캐릭터를 아기자기한 SD 그래픽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엔씨는 콘솔과 PC 등 다플랫폼용 게임도 해외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엔씨의 북미법인 엔씨웨스트가 준비 중인 ‘퓨저’가 대표적이다. 유저가 가상의 뮤직페스티벌 무대에서 여러 장르의 음악을 믹스하는 신개념 음악 게임이다. 다양한 장르의 곡을 이용자가 직접 선택하고, 보컬·베이스라인·악기 사운드 등을 믹스해 자신만의 사운드를 만들 수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이용자가 게임에서 만든 사운드를 SNS에 공유하고 자신의 퍼포먼스를 뽐낼 수 있는 소셜 기능을 더했다.
퓨저는 지난 2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팍스 이스트 2020’에 마련된 부스와 시연존에서 현지 게이머에게 첫선을 보였다.
엔씨웨스트는 퓨저를 올가을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플레이스테이션4·엑스박스원·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 플랫폼과 PC용으로 동시 출시한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최근 주총에서 “2020년에는 리니지2M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전사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도 우리에게는 새로운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PC에서 모바일로 더 나아가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하고 경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종합게임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넥슨, ‘던전 모바일’ 중국 공략 임박…카트 모바일·콘솔도 준비 넥슨이 올해 중국 시장을 정조준한다.
넥슨의 2019년 매출 2조6840억원 중 45.2%(1조2000억원 추정)가 중국에서 나왔다. 2018년 52%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매출이 나오는 중요한 시장이다.
중국 매출의 근원은 2007년 11월부터 출시된 PC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다. 13년 간 장수하고 있는데, 최근 정점을 찍고 내림세라는 것이 중론이다.
넥슨은 2분기 중에 던파 모바일 버전을 출시해 중국 시장 공략에 고삐를 쥔다. 특히 ‘던파 모바일’의 경우 중국 시장 출시를 허락하는 판호(허가증)를 사드 배치로 인한 한한령이 발령되기 전인 2016년에 이미 받아놓아 현지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
던파 모바일은 2D 그래픽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원작 고유의 액션성과 시나리오 틀은 유지하면서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콘텐트가 추가될 전망이다.
현지 유저의 반응은 출시 전임에도 뜨겁다. 지난 8일까지 사전예약자가 중국 내 서비스를 담당한 텐센트의 목표치인 4000만명의 절반을 넘는 2900만명을 기록했다.
넥슨은 자사 장수 IP ‘카트라이더’를 활용한 신작 2종도 해외 시장에 선보인다.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인 ‘카트라이더 러시 플러스’는 2011년 첫선을 보인 카트라이더 모바일 버전의 최신작이다.
하반기에는 넥슨 최초의 글로벌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출격한다. 엑스박스 등 콘솔과 PC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작품으로, 주 타깃은 북미 등 서구권 시장이다.
넥슨이 3월말 대만·홍콩·마카오에 서비스한 모바일 MMORPG ‘V4’는 선전 중이다. 지난 1일
대만과 홍콩에서 구글 앱마켓 매출 5위와 6위에 각각 올랐다.
넥슨은 국내에 이어 모바일 계정 연동으로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V4 PC 버전도 내놓고 이들 지역 유저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플랫폼의 출현과 더불어 게임 외 많은 대체재들이 생겨나면서 경쟁 상황은 더욱 치열해졌다”며 “신작들을 더욱 더 갈고 닦아서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