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하정우와 그의 휴대전화를 해킹했던 해커의 대화록이 공개됐다.
20일 디스패치는 '하정우, 휴대전화 해킹 사건의 실마리'라는 제목으로 하정우와 해커의 대화록을 자세히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은 해커가 처음 연락을 해 온 지난해 12월 2일부터 보름 넘게 주고받은 대화다.
해커에게 연락을 받았던 첫날 읽고 답을 하지 않았던 하정우는 하루 뒤 연락에 실제 상황임을 알게 됐다. 이후 하정우는 해커와 차분히 대화를 시도했다.
하정우 휴대전화의 사진과 금융 기록, 신분증 사본, 문자 등을 빌미로 해커가 요구한 금액은 15억 원. 12월 5일 경찰에 해당 사건을 신고한 하정우는 해커와 꾸준히 모바일 메신저로 연락을 취하며 경찰이 그를 추적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해커가 금액을 낮추며 재촉할 땐 "천천히 좀 얘기하자. 13억이 무슨 개 이름도 아니고. 나 그럼 배밭이고 무밭이고 다 팔아야 해. 아니면 내가 너한테 배밭을 줄 테니까 팔아보든가" 등의 말을 하며 협상의 주도권을 잡아갔다.
그 과정에서 하정우는 해커가 삼성 클라우드로 해킹했다는 것을 알아냈고, 여러 단서와 함께 이메일함에서 삼성 클라우드 로그인 기록을 확인해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결정적 IP를 확보해 일행의 추적 및 검거에 성공했다.
해킹 피해는 하정우만 입은 것이 아니었다. 해커 일당은 하정우, 주진모를 비롯한 연예인 8명의 핸드폰을 해킹해 협박했다. 이 과정에서 5명의 연예인은 금전을 건넸고 그 금액은 총 6억 1,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일 해커 일당 2명을 구속기소했다. 다만, 하정우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해외로 도주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신익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