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은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지난 한 달 동안 자체 청백전만 소화했다. 실전 감각은 유지할 수 있었다. 팀 동료의 저력을 확인하는 계기도 됐다. 그러나 개막 날짜가 미정인 탓에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 무엇보다 팀의 진짜 역량, 다른 팀의 전력을 확인할 수 없었다.
비로소 갈증이 해소된다. 개막은 5월 첫째 주가 유력하다. 21일부터는 교류전에 돌입했다. 홈구장을 떠나서 다른 팀 선수들과 경기를 한다. 팀당 네 경기씩 치른다. 신입 외인, 토종 신인 그리고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선수들이 베일을 벗는다. 사령탑들은 이 기간을 통해 미완인 1군 엔트리, 선발 로테이션, 백업 구성을 완료할 전망이다.
한 달 넘게 연기된 프로야구가 기지개를 켰다. 그러나 선수들은 전에 없던 적응 과제에 당면했다. 공식 개막전을 포함해, 당분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될 전망이다. KBO 이사회가 정한 사안이다. 정부도 이 조건 실행을 전제로 실외·밀집 시설 운영을 허용했다. 개막을 더 미룬다면 144경기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 일단 개막을 한 뒤 향후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점진적으로 관중 입장을 늘려갈 계획이다.
현장은 피하고 싶던 시나리오다. 지도자, 선수 모두 "선수는 팬들이 있기에 존재하고,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함성과 응원가 등 통상적인 현장음은 선수들에게 적당한 긴장감을 심어준다. 기분 탓으로 치부할 수 없다. 집중력으로 이어지는 문제다.
몇몇 팀의 응원단은 무관중 경기라도 장내 응원을 추진하고 있다. 최소한 상대 더그아웃에서 하는 '말' 견제는 들리지 않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방송 중계도 본무대에 걸맞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한몫을 한다. 낯선 4월을 보낸 야구팬은 청백전에도 큰 관심을 보냈다. 일단 보는 눈은 많다.
그러나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정규리그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조건이다. 실력보다 개별 성향이 경기력을 좌우할 가능이 크다. 지도자, 프런트도 예측이 어렵다. 네 경기에 불과한 교류전이지만, 이 분위기를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개막과 동시에 기록은 인정된다. 개별 동기 부여라도 해서 내성을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 적응 과제는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실천이다. 아직 종식되지 않은 사태 속에서 개막을 추진한다. KBO는 한층 강화된 매뉴얼을 만들어 예방과 대응을 도모한다.
선수들은 하이파이브와 악수 등 동료와의 접촉도 자제하도록 권고받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팀별 세레모니가 생겨나며 접촉 없이 격려와 응원을 하는 모습이 많아졌다. 그러나 극적인 순간에는 습관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경기 중에 침을 뱉는 행위도 금지된다.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서다. 다른 종목에 비해 호흡을 가다듬을 상황이 적은 편이지만, 주루 플레이나 타구 추격 뒤에는 불가피하다. 코로나19 극복이 사회 전반에 걸친 화두이기 때문에 야구팬, 스포츠팬은 이해하는 선수의 무의식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정규리그를 치르며 철저한 생활 방역까지 해야 하는 것도 어려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