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평소 면역력을 유지하고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로 인체 면역 세포 중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장 건강을 지키는 것이 주목받고 있다. 그래서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에 대한 관심이 예년보다 더 높다. 유산균은 장내 유익한 균을 증식하고 유해균은 억제해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해줘 장을 건강하게 해준다. 이에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이 몸에 좋다는 유산균 제품들을 수많이 내놓고 있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균수가 많아야 좋을까, 균종이 다양해야 할까. 그 해답을 찾아본다.
균수 많다고, 균종 다양하다고…다 좋은 건 아니다
유산균 제품을 고를 때 가장 고민되는 것이 균수와 균종이다. 유산균은 장까지 살아서 가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90%가량이 위에서 죽는다. 그래서 균수가 많을수록 좋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문의들도 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는 “균이 소장과 대장에 가야 하는데, 위에서 90%이상 죽는다”며 “그래서 많을수록 좋긴 한데, 그렇다고 10억 마리가 100억 마리보다 더 나쁘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루 1억∼100억 마리를 복용할 것은 권하고 있다.
균종도 무조건 다양해야 좋은 것이 아니다. 현재 식약처에서 기능성을 인증한 균주는 19종 정도이며, 업체들은 이 중에 하나의 단일 균주로 만든 제품을 내놓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혼합한 제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자신에게 맞는 균종을 찾는 것이다. 오 교수는 “내 배 속에 어떤 균이 있는지 알지 못하니깐 여러 균종을 먹어봐서 맞는 균을 찾게 되는 것”이라며 “요즘은 검사하면 자신에게 부족한 균이 무엇인지 알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좋은 균은 3%만 있어도 충분하다”며 “대변이 좋아지거나 알레르기나 피부염 등이 개선되면 자신에게 맞는 균”이라고 했다.
유산균 섭취는 식전이나 식후 중 언제가 좋을까. 오 교수는 “식전이냐, 식후냐는 중요하지 않다. 한두 달 꾸준히 장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장내 미생물이 불균형에서 제자리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교수는 “유산균이 만능은 아니다. 균형 잡힌 식사로 얻는 균이 장내 80%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인기 제품 톱5 비교해보니…뉴트리디데이 균수 1등
자신에게 맞는 유산균를 찾기 위해서는 제품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현재 시판 중인 인기 제품 톱5(공동 5위 3종 포함 총 7종)의 균수·균종·가격 등을 비교해봤다.
그 결과 유산균 제품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균수가 가장 많은 것은 ‘뉴트리디데이 다이렉트 프로바이오틱스 골드 플러스’다. 중소기업 더베이글이 만든 이 제품의 균수는 200억 마리로 두 번째로 많은 수입산 ‘컬처렐 다이제스티브 헬스’의 100억 마리보다 2배나 된다. 균종도 20종으로 7개의 제품 중 가장 다양하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기능성을 인증한 균주 19종 중 상당수가 포함돼 있다. 장용성 코팅 기술로 보장균수는 10억 마리 이상이며 아연과 셀렌 등 면역 유효성분도 함유하고 있다. 다만 1회 복용 단가가 300원대인 경쟁 제품과 비교해 407원으로 비싼 편이다. 미국 컬처렐이 만든 ‘컬처렐 다이제스티브 헬스’는 균수 100억 마리로 7개 제품 중 2위인데, 균종은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1종이다. 이 균주는 프로바이오틱스 효능 연구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데, 장 정착성이 높고 산도 변화에 안정적이다. 유해균 증식을 억제하거나 죽이고, 면역력을 높여 아토피·알레르기 등의 억제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세계적으로도 많이 팔리고 있는데, 1회 복용 가격은 848원으로 7개 제품 중 가장 비싸다. 또 미국에서 생산돼 국내 수입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살아있는 유산균이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서울약사신협이 만든 ‘서울약사신협 프로바이오 생유산균’는 균수 30억 마리로 3위다. 앞서 두 제품과 비교해 균수가 크게 줄었지만 다른 국산 제품보다는 많은 편이다. 특히 균종은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아시도필루스·플란타룸, 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 등 인기 제품에서 많이 쓰는 균주를 포함해 12종이나 된다. 그럼에도 1회 복용 단가는 300원으로 가성비가 높은 편이다.
40억 마리로 균수로는 4위인 CJ 제일제당은 ‘BYO 20억 생유산균 패밀리’는 균종이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1종이다. 이 균주는 김치가 많이 발효돼 신맛이 날 때 주로 생장하는 균으로, 장내 독소 제거 능력이 뛰어나고 과민성 대장증후군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톱2 종근당·비탈할로…10억 마리에 균종 6종
종근당건강의 ‘종근당 락토핏 생유산균 골드’와 엠에스바이오텍의 ‘비타할로 온가족 10억 생유산균 골드’는 균수 10억 마리로 공동 5위지만,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은 인기 제품 1, 2위를 달리고 있다.
두 제품은 총 6종의 균종 중 5종은 같고 1종만 다르다. 종근당이 다르게 선택한 균주는 모유에서 유래한 ‘락토바실러스 퍼멘텀’으로, 여성 건강에 도움을 준다. 비타할로가 선택한 ‘락토바실러스 루테리’도 모유에서 유래했는데, 아이들의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1회 복용 단가가 318원인 종근당 락토핏 생유산균 골드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과 아이부터 어른까지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으로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비타할로 온가족 10억 생유산균 골드는 1회 복용 단가 244원으로 7개 제품 중 가장 싸다. 종근당과 비교해 가성비가 높지만 제조사 및 브랜드인지도 면에서 밀리며 2위를 달리고 있다.
중소기업 허브큐어의 ‘퍼펙트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 19 생유산균’은 1억 마리로 7개 제품 중 균수가 가장 적다. 다만 균종은 17종으로 뉴트리디데이 다음으로 다양하다. 김치에서 유래한 유산균과 복합 균주를 담고 있고,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부원료)를 함유하고 있어 장내 유익균 증식을 돕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