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재홍이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에 담긴 뜨거운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안재홍은 24일 오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냥의 시간'이 우여곡절 끝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소감과 치열했던 촬영 현장, 윤성현 감독 및 출연진과의 호흡을 전했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첫 공개된 바 있다. 이제훈, 박정민, 최우식, 안재홍, 박해수가 출연하고 '파수꾼'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이 영화는 극장 상영을 포기하고 곧장 넷플릭스로 향했다. 한국영화로서는 최초의 결정이었고, 코로나19 사태로 한 차례 개봉을 연기한 후 내린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해외 세일즈사인 콘텐츠판다와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처스 사이에 잡음이 생겼으나, 우여곡절 끝에 합의에 성공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수 있었다.
안재홍 안재홍은 "베를린 영화제에서 영화를 처음 봤다. 저도 너무 긴장한 상태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 첫 인상이 기억에 남는다. 네 친구가 박해수에게 쫓기는 그런 긴박함과 쫄깃함을 생생하게 느끼면서 봤다. 1600석이 넘는 극장이었는데, 매진이 됐었다. 집중하는 숨소리가 다 느껴졌다. 반응을 체감하면서 봤다. 이렇게 공개하게 돼서 기쁘고 설렌다"는 개인적인 감상평을 전하면서 "일정을 소화하느라 (넷플릭스 시청자 반응을) 많이 찾아보지는 못했는데, 재밌게 보셨다는 반응을 봐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넷플릭스 공개의) 이득이나 장점은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다. 넷플릭스를 통해서 잘 론칭했고, 190여개국에서 동시 공개되니 설렜다. 다른 국가 관객들은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고 기대됐다. 부디 재밌게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넷플릭스 가기까지 잡음) 과정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 배우로서 뭐라고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잘 마무리돼서 많은 분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돼, 그 부분에 더 무게를 싣고 싶다. 감사하고 기쁘다. 많은 분들이 애써주셨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마침내 공개됐다는 말을 하는데, 마침내 릴리즈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답했다.
커다란 스크린으로 새 영화를 선보일 수 없다는 점은 아쉽기도 할 터다. 특히 스케일이 크고 사운드에 많은 신경을 쓴 작품이라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사운드에 공을 많이 들였다. 사운드 후반작업에만 긴 시간 열과 성을 다한 걸로 알고 있다. 넷플릭스에서도 그 사운드를 즐기실 수 있다. 극장에 많이 갈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특별히 상영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품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안재홍 '사냥의 시간'은 젊은 대세 배우들이 한 작품에 모였다는 점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파수꾼'으로 단숨에 이름을 알린 윤 감독의 신작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안재홍은 윤성현 감독의 팬이었고, 윤 감독의 시나리오였기에 단숨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안재홍은 이에 대해 "윤성현 감독님의 '파수꾼'도 좋아하고 단편영화도 학생일 때 보고 좋아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이미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받기 전에는 감독님을 몰랐는데, 혼자 검색해본 적도 있다. 혼자 궁금해하던 분에게 시나리오를 받게 돼 시닉하고 기분 좋았다. 함께 하는 작업도 정말 좋았다. 아주 좋은 집요함이 있는, 굉장한 연출자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좋고 사실적인 것을 포착하기 위해 치열했던 현장이 감사했다. 마음 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했다.
또래 배우들과의 호흡도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는 "모두 좋아하는 연기자들인데 한 곳에서 모이니 정말 신났다. 박해수 형은 무서운 사람으로 나오는데, 쫓기는 역할이지만 해수 형과 친해졌다. 재미있고 멋있는 형이다. 닮고 싶은 우직함과 멋짐이 있다. 좋아하는 형이 됐다. 이제훈 형은 준석 캐릭터 그 자체로 보였다. 박정민은 정말 좋아하는 배우인데, 개인적으로 분량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상수 역을 해줘서, 분량과 관계 없이 굉장한 임팩트를 남겨줬다. 최우식은 정말 좋아해서, 제 캐릭터와 우식이의 캐릭터가 만나 잘 살았다"고 말했다. 안재홍 마냥 신나기만 했던 작업은 아니었다. 욕심 많은 연출자 윤성현 감독과의 협업은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일단 그는 탈색과 타투 분장을 해야했고, 도장깨기 같은 촬영을 해야했으며, 소리를 지르느라 목이 다 쉬어버렸다.
안재홍은 "탈색과 타투는 캐릭터 구축을 위해 배우가 도움을 받는 것들이다. 그런 부분들이 제가 연기하는 인물에게 다가갈 수 있게 도움이 됐다. 가면을 쓴 것처럼 도움이 됐으나 쉽지는 않았다"면서 "잿빛 색깔로 탈색을 했는데, 동양인 모발로 구현하기 쉽지 않은 색이라고 하더라. 탈색을 3번 해서 완전히 색을 뺀 뒤 잿빛으로 색을 입혔다. 머리가 짧으니 금방 자랐다. 6개월간 3주에 한번 탈색을 하고 색을 입혔다. 쉽지 않았다. 타투는 2시간씩 분장하고 촬영장에 갔다. 최우식은 목과 손에도 타투가 있어서 늘 저보다 한시간씩 먼저 와있더라. 메이크업은 안 했다. 피부가 거칠어 보이도록 분장했다. 저에게는 잘 없는 거친 모습을 나타내도록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캐릭터 자체로 보여서 배우로서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시퀀스 별로 촬영이 진행됐다. 매 시퀀스가 산 넘어 산이었다. 지하주차장 시퀀스를 2주간 촬영하고 모든 스태프들이박수를 쳤다. 드디어 지하주차장을 떠날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병원으로 갔는데 더 힘든 거다. 흔한 말로 도장깨기처럼 첩첩산중이었다. 특히나 항만에서 총격신 할 때는 모든 타이밍이 다 맞아야했다. 그런 상황도 쉽지 않았다. 도박장에서 소리를 질러가면서 네 친구가 수많은 군중을 제압하는 신도 목이 다 쉴 정도였다. 끝나자마자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로 갔다"고 했다. 안재홍 이토록 힘들게, 힘든 과정을 거쳐, 힘겹게 세상에 나온 '사냥의 시간'. 안재홍은 이 영화를 향한 특별한 애정을 내보였다.
안재홍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의미가 깊다. 이 작품을 통해 더 확장됐으면 좋겠다. 정말 좋아하는 배우들과 뜨겁게 뛰어다녔던 현장으로 마음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