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미디어센터 전경.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에 봄바람이 분다. 아직은 불안한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기운을 가득 담은 봄바람이다.
프로축구 K리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넘어 다음달 개막을 확정지었다. K리그1(1부리그)은 금요일 밤인 8일,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총 27경기(정규리그 22경기+파이널 5경기) 일정에 돌입하고 K리그2(2부리그)도 9일과 10일 개막 라운드를 치를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잠정 연기되면서 리그 일정도 축소된 탓에 아직 K리그1 공식 개막전 대진 밖에 결정되지 않았지만, 연맹은 29일 오전 중으로 2020시즌 경기 일자와 대진표를 확정짓고 발표할 예정이다.
극히 일부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 전세계 모든 축구가 코로나19로 인해 멈춰선 상황에서 개막을 선언한 K리그의 행보는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상황을 성공적으로 통제한 한국에서 프로축구리그가 개막한다"고 보도했고, AP통신도 "K리그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여러 가지 새 규칙을 도입했다. 만약 K리그의 실험이 성공할 경우 다른 나라도 참고할 만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개막했던 타지키스탄, 대만 등 몇몇 나라의 리그 경기 생중계가 축구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던 것 이상으로, K리그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이유다.
연맹과 K리그 22개 구단 입장에선 코로나19라는 '악재'를 '호재'로 바꿀 수 있을 만한 기회다. 타이밍도 잘 맞아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연맹은 12월 스위스 소재 스포츠 중계방송권 판매업체인 스포츠레이더와 해외 중계권 판매 계약을 맺고, 3월에는 10억 원의 비용을 들여 미디어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전세계로 일원화된 방송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중계권 판매가 더욱 용이해졌다.
코로나19 초반 확산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방역 대책으로 이를 극복한 한국에서 K리그가 개막한다는 소식은 이미 외신들을 통해 긍정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상징성과, 아시아 정상급 리그라는 점이 더해지면서 K리그 중계권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연맹의 설명에 따르면 세계 10개국 방송사가 K리그 중계권을 사갔고, 해외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3곳도 영상사용권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 관계자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호주 등 세계 각국의 방송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뉴스에이전시 등이 중계권 구매와 관련해 문의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축구에 목마른 이들에게 K리그가 '단비'가 되어줄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됐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K리그는 보다 글로벌한 무대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도 있다. 물론 코로나19가 아직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만큼, K리그 개막 소식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우려의 목소리를 알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맹에선 유증상자 및 확진자 발생 시 대응 매뉴얼 및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경기 운영 매뉴얼을 마련하고 철저한 방역 시스템을 구축해 안전하게 리그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