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롯데 감독. 롯데 제공 2020 KBO리그 연습경기 1위는 롯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범경기가 전면 취소되면서, 대신 진행된 연습경기에서 5승1패를 거뒀다. '올해도 또 속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지난해 최하위 팀으로서 달라진 모습과 기대감을 선보였다. 연습경기를 마친 허문회 롯데 감독은 "야구장에 출근할 때 기분이 좋다"고 반겼다.
지난해 11월, 허 감독이 본격적으로 새 지휘봉을 잡을 당시만 하더라도 롯데는 여러 포지션에 보완점이 많았다. 가장 심각한 문제였던 안방 포수부터, 최다 실책 1위의 수비 불안과 내야 포지션 강화 등 산적한 숙제가 한가득했다.
하지만 성민규 단장과 허문회 감독이 광폭 행보를 보여 조금씩 전력을 보강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백업 포수 지성준을 데려왔다. 2+2년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통해 2루수 안치홍을 데려왔고, 1년간 무적 신분이었던 노경은과 사인하며 내야와 선발진을 보강했다. 또 일부 선수의 포지션 겸업과 보직 변환도 시도했다.
그 결과 연습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과 팀 타율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실책은 2개로 가장 적었다. 연습경기에는 컨디션 관리 및 기량 파악 차원에서 선수를 두루 기용하며 점검에 나서 성적에 큰 의미를 둘 순 없지만, 롯데는 지난해 최하위 팀이기에 기대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롯데의 국내 선발진이 좋아졌고 안치홍이 공수에서 큰 힘을 보탠다"며 "마무리 김원중의 활약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지난해 상위 팀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런 경쟁과 변화는 연습경기에서 청신호로 이어졌다. 새롭게 합류한 지성준이 타율 0.571을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줬다. 지난해 막판 가능성을 입증한 3년 차 포수 정보근은 방망이는 약하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선보였다. 공격은 지성준, 수비는 정보근이 더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허문회 감독은 시즌 초반 주전을 못 박아 놓지 않고 운용할 계획이다. 허 감독은 "투수와의 호흡, 컨디션, 상대성, 구장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내보낼 계획이다. 퍼즐이 맞으면 좋겠지만 시즌 초반에는 번갈아 기용하려 한다"며 "나뿐만 아니라 선수와 코치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준태의 성장도 허 감독을 흐뭇하게 한다.
3루수 역시 주전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한동희와 신본기, 김민수 등이 경쟁하고 있다.
허 감독은 이를 통해 경쟁력을 점차 갖춰나갈 계획이다. 그는 "강팀은 (개막 전에 일찌감치) 주전을 확정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조금씩 준비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경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차원에서 허 감독은 "연습경기를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퍼즐이 잘 맞춰지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야구장에 나올 때 기분이 좋다"고 반겼다. 이어 "이대호와 민병헌, 전준우를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이 감독과 팀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고 있다. 캠프 중반부터 내가 놀랄 정도로 정말 고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