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롯데 경기. 6회 초 1사 1루 상황 SK 고종욱 내야 땅볼 때 1루에 있던 정진기가 2루에서 롯데 마차도에게 포스아웃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롯데는 개막 첫 주 KT(3승)와 SK(2승)를 상대로 5연승을 달렸다. 지난해 꼴찌에 머문 롯데가 예상을 깨고 깜짝 1위에 오른 것. 롯데가 2227일 만의 단독 1위에 등극한 데 '새 얼굴'의 활약이 큰 활력소가 됐다.
가장 빼놓을 수 없는 선수는 단연 딕슨 마차도(28)다. 그는 영입 당시 수비형으로 평가받았다. 롯데도 "센터 라인 강화의 핵심으로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정확한 송구 등 뛰어난 수비 능력을 갖췄다"고 부각했다.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172경기에서의 타율은 0.227, 마이너리그에서도 타율은 0.247(8시즌)로 낮은 편이었다.
막상 뚜껑을 여니 마차도는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빛이 난다. 개막 5경기에서 성적은 타율 0.389, 3홈런, 8타점. 영양가도 만점이다. 지난 5일 KT와 개막전 1-2로 뒤진 7회 1사 1·2루에서 역전 3점 홈런으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8일 SK전에서는 1-6에서 7-8까지 따라붙은 8회 동점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역할을 했다. 10일 경기에선 2-0으로 아슬하게 앞선 7회 서진용에게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뽑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 안치홍과 정보근. 롯데 제공 2+2년 최대 56억 원에 FA 계약을 맺고 이적한 안치홍(30)도 공수에서 좋은 모습이다.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0.533의 고타율은 선보이지 못하나, 알토란 같은 활약이다. 지난 8일 SK전에선 2회 솔로 홈런을 뽑아냈고, 8-8로 맞선 연장 10회에는 선두타자 볼넷으로 출루한 뒤 상대 폭투 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10일 경기에선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 무사 2·3루에서 내야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여 결승타를 기록했다. 안치홍의 타점으로 부담을 덜게 된 정훈은 1타점 적시타, 마차도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해 후반 가능성을 알린 정보근(21)은 개막 초반 주전 안방마님으로 활약하고 있다. 당초 트레이드로 합류한 지성준의 주전 포수 출장이 예상됐지만, 포수에게 중요한 수비 안정감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타율은 0.091로 낮지만, 투수 리드와 블로킹·도루 저지 등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상대 팀이 시도한 세 차례의 도루 시도 중 두 번을 잡아내, 흐름을 끊었다. 7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10일 SK전에서 KBO 데뷔승을 거둔 댄 스트레일리는 "정보근 포수에게 승리의 공을 돌리고 싶다. 서로 몸짓, 눈치만으로도 원하는 것을 안다"며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는 인사를 전했다.
롯데는 지난해 내야와 포수 포지션이 약했다. 최다 수비 실책 1위에 오른 이유이다. 특히 안방에선 블로킹과 송구 등 기본기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이는 투수들에게 부담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올해 새롭게 합류한 안치홍과 마차도는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중요한 상황에서 귀중한 활약으로 큰 활력소가 되어가고 있다. 또 주전으로 급부상한 3년 차 포수 정보근은 안방에 안정감을 불어넣고 있다. 아직은 시즌 초반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하나, 롯데가 개막 첫 주 단독 1위에 오르는데 이들의 활약은 큰 보탬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