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창민(35·NC)은 꽤 매력적인 타자다. 통산(12시즌) 타율이 0.282로 준수하다.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까지 기록했다. 베테랑이지만 팀 내 분위기 메이커로 통한다. 그만큼 성격도 좋다. FA(프리에이전트)로 풀린 2018년 11월 NC가 총액 최대 20억원(계약금 8억원, 연봉 3억원, 인센티브 1억원)을 투자한 이유다. 하지만 매력을 어필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부상 방지다.
잔부상이 많다. 2016년 3월 왼 무릎 외측 반월판 연골 절제 및 봉합 수술을 받았다. 물리치료로 재활하려 했지만, 상황이 악화해 수술대에 올랐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모창민에게 내야수가 아닌 외야수 훈련을 시키면서 활용 폭을 넓히려고 했다. 그러나 그해 63경기 출전에 그쳤다. 김 감독이 "너무 열심히 하고, 운동밖에 모르는 선수"라고 한숨을 쉴 정도였다.
2017년 136경기를 뛰며 타율 0.312, 17홈런, 90타점을 기록했다. 건강하니 안타, 홈런, 타점을 비롯한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그런데 2018년 5월 족저근막 부분파열로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8월 1군에 복귀했지만 81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해 겨울 NC는 잦은 부상에서 불구하고 모창민을 FA로 잡았다. 팀에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공교롭게도 FA 계약 첫해이던 지난해도 부상에 시달렸다. 101경기 출전해 전년 대비 20경기를 더 뛰었지만 40경기 이상 결장했다. 두 번이나 햄스트링 문제를 경험했다. 특히 두 번째 부상을 당할 때는 0-10으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안타 후 2루까지 내달리다 통증이 발생했다. 재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도 열심히 하다 1군 등록 하루 만에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조심스러워 한 것도 부상이다. 그는 지난 6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캠프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아무래도 부상 방지다. 기술은 이제 나이가 있어서 바꾸려고 해도 쉽게 바꿀 수 없다"며 "체력이 안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이랑 스트레칭 위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이가 어렸을 때는 안 아팠는데 (돌이켜 보면 최근) 시즌마다 무조건 재활군에 갔다. 뛰는 것에 있어서 오버 페이스를 줄이려고 한다"며 "다치지 않으려고 유연성 체조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대와 달리 또 한 번 쓰러졌다. 모창민은 지난 8일 창원 LG전 1회 김현수의 타구를 잡다 베이스에 왼 어깨가 부딪혔다. 선상을 타고 나가는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지만, 부상을 피하진 못했다. 어깨를 부여잡고 쓰러진 뒤 교체됐고 결국 왼 견관절 관절와순 부분손상 진단을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복귀까지 약 2~3주 정도가 예상된다. 일단 10일 재활조로 이동했다. 회복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한 달 정도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철저한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부상 악령을 피하지 못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전제 조건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NC 구단으로선 시즌 초반 큰 마이너스 요소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