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4-5로 패했다.
3년 차 우완투수 이승헌이 대체 선발로 나섰지만, 3회초 1사 1·2루에서 상대 타자 정진호의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고 교체됐다. 구원투수는 그가 남긴 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타선은 한화 선발투수 김민우를 공략하지 못했다. 7회까지 2안타·1득점에 그쳤다. 뒷심을 발휘하며 9회초 공격에서 동점을 만들었지만, 역전 기회에서는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리고 끝내기 보크로 결승점을 주며 허무한 패전을 당했다.
롯데는 현재 외인 투수 한 명이 이탈한 상태다. 부친의 병세로 인해 미국으로 출국했고, 귀국 뒤 자가격리 중이다. 지난 12일 두산전에는 베테랑 좌완 장원삼이 대체 선발로 나섰다. 3이닝 동안 10피안타·5실점을 내줬다. 6-11로 패했고 개막 5연승에 제동이 걸렸다.
당시 허문회 롯데 감독은 "패전은 내가 경기 운영을 잘 못 한 탓이다. 2군에서 선수를 추천하시는 분도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어 "다음 대체 선발로 2군의 선택을 존중하겠지만, 결과가 또 안 좋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내가 선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래리 서튼 퓨처스팀 감독이 두 번째로 추천한 선수가 이승헌이다. 기대주다. 데뷔 첫 1군 등판, 첫 이닝도 내용과 결과가 좋았다. 시속 140㎞대 중반까지 찍히는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두루 활용했다. 정진호, 정은원, 하주석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2회도 이성열, 김태균, 김문호를 모두 땅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3회에 불운이 겹쳤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회성에게 3루 방면 평범한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수 한동희가 악송구했다. 이어진 장진혁과의 승부에서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 1라운더(2018년) 투수의 데뷔전은 잔인했다. 이어진 정진호와의 승부에서 직선타를 허용했다. 머리에 맞고 말았다. 이내 병원으로 후송됐다. 장내 분위기가 가라앉고 말았다. 정밀 검사 결과 미세한 두부 골절과 출혈 소견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베테랑 구원투수가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송승준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밀어내기 볼넷,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승헌은 비자책·3실점. 호투 페이스에서 나온 불운에 아쉬움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타선은 한화 선발 김민우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3회초 1사 뒤 허일이 첫 안타를 쳤다. 0-4로 뒤진 5회 1사 뒤에 딕슨 마차도가 1점 홈런을 치며 추격을 시작흔 듯 보였지만, 이어 나선 한동희와 허일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개막 첫째 주에 보여준 뒷심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었다. 불펜진을 상대로 추격을 시작했다.
8회초 1사 1루에서 나선 전준우가 박상원으로부터 좌월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1점 차로 추격했다. 이승헌이 위기에 놓이는 빌미가 된 한동희도 속죄포를 쏘아 올렸다.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월 솔로 홈런을 쳤다. 밀어쳐서 담장을 넘겼다. 4-4 동점. 이런 상황에서도 입술을 굳게 다문 그의 표정에서 교차하는 감정이 엿보였다.
연장 11회초는 허문회 감독의 강공 선택이 실패로 돌아갔다. 이대호와 안치홍이 연속 안타를 치며 무사 1·2루 기회를 열었지만, 마치도에게 희생번트 대신 강공을 주문했다. 베테랑 투수 안영명은 홈플레이트에서 꺾여 들어가는 공을 던져 3루 땅볼을 유도했다. 5(3루수)-4(2루수)-3(1루수) 더블플레이로 이어졌다. 9회 동점 홈런을 친 한동희가 2사 3루에서 다시 한번 가운데 외야 깊숙한 타구를 보냈지만, 외야에 잡히고 말았다.
기회 뒤 위기가 왔다. 버티지 못했다. 마운드 위 김대우가 선두타자 최재훈에게 볼넷으로 내줬고, 김희성에게는 희생번트를 허용했다. 장진혁에게 땅볼을 유도하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러나 대주자로 나선 장운호의 3의 진루를 허용했다. 예상하지 못한 전개가 기다리고 있었다. 정진호와 승부를 하던 김대우가 보크를 범하고 말았다.
두 팀 감독이 모두 그라운드로 나서며 격양된 상황. 심판진은 김대우의 보크를 인정했다. 롯데가 4-5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