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예상은 그저 예상에 불과하다는 걸 2020시즌 K리그2(2부리그) 10개 구단이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주중 4라운드를 마치고, 이번 주말 5라운드에 돌입하는 하나원큐 K리그2 2020 10개 구단의 순위 다툼이 초반부터 매우 치열하다. 지난 시즌 K리그1 강등팀인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남 FC의 와신상담을 예상했던 이들의 평가가 무색하게, 개막 전 평가를 줄줄이 빗겨가고 있는 K리그2는 한 경기만 끝나도 순위표가 뒤바뀐다.
26일과 27일 양일에 걸쳐 치러진 3라운드 5경기가 모두 끝나고 1위로 올라선 팀은 대전 하나시티즌이다. '대전 루니' 안드레 루이스가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대전의 승리를 이끌었다. 2위 자리에서 부천 FC의 3연승 질주를 지켜보던 대전은 안방에서 안산 그리너스를 1-0으로 꺾고 3승1무(승점10)를 기록하며 부천을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대전에 이어 3위였던 수원 FC도 4라운드 경남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한 계단 올라선 2위가 됐다. 대전에 안드레가 있다면 수원 FC에는 '인민 날두' 안병준이 있었다. 안병준은 하루 먼저 4경기 연속 골(시즌 5호 골)을 터뜨리며 앞서 나간 안드레 보란 듯이 이날 경기서 골을 뽑아내며 4경기 연속 골과 시즌 5골 기록을 맞춰 득점 공동 선두를 지켰다.
반면 3라운드까지 무패를 질주하며 3연승으로 1위를 지켰던 부천 FC는 주중 열린 4라운드에서 통한의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며 3위로 내려 앉았다. 이날 패배로 지난 시즌 막판부터 이어왔던 정규리그 8연승도 멈췄다. 잘 나가던 흐름이 꺾인 것은 둘째치고, 첫 패를 안긴 상대가 연고 이전의 악연으로 묶인 제주라는 점이 더 뼈아프다. 킥오프 전까지만 해도 3연승으로 리그 1위에 올라있는 부천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그동안 1무 2패로 부진했던 제주가 경기 종료 직전 주민규의 극적인 골로 이변을 일으켰다. 강등돼 K리그2로 내려온 뒤 제주가 거둔 첫 승이다. 값진 첫 승을 거둔 제주는 8위에서 6위(1승1무2패·승점4)로 올라섰다.
선두권 팀들이 자리를 맞바꾸는 동안 4, 5위 팀들도 자리를 맞바꿨다. 수원 FC에 패한 경남이 한 계단 아래로 내려가고 그 자리에 충남 아산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전남(1승3무·승점6)이 차지했다. 하위권에선 주축 선수들의 이탈 공백 속에 개막 3연패로 부진했던 FC 안양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안양은 27일 열린 서울 이랜드 FC와 원정 경기서 2-0으로 승리하며 시즌 첫 승에 성공, 10위에서 7위(1승3패·승점3·+5)로 뛰어올랐다. 또다시 정정용 감독의 시즌 첫 승에 실패한 서울 이랜드는 두 계단 밀려난 8위(3무1패·승점3·+3)가 됐다.
안양이 꼴찌에서 탈출하면서 주중 4라운드에서 나란히 패한 안산(1승3패·승점3·+1)과 아산(2무2패·승점2)이 나란히 9, 10위를 기록 중이다.
물론 이 순위표는 주말 5라운드에서 또다시 뒤죽박죽이 될 수 있다. 2위 수원 FC와 3위 부천는 주말 맞대결이 예정돼 있어 순위가 뒤바뀔 수 있고, 1위 대전은 만만치 않은 상대인 경남과 일전을 앞두고 있다. 첫 승을 거두며 반등의 불씨를 살린 제주와 안양은 나란히 안산과 전남 원정을 떠나 연승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탈꼴찌를 노리는 아산 역시 첫 승에 목마른 서울 이랜드를 불러들이는 만큼 이번 주말 K리그2도 흥미진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