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첫 방송된 JTBC 수목극 '쌍갑포차'는 이모님 황정음(월주)의 전생 서사로 드라마의 포문을 열었다. 그간 전생의 월주 박시은과 세자 송건희 사이에 정이 통했단 사실만 어렴풋이 드러났던 상황. 그런데 지난 4회 엔딩에서 세자 송건희가 피와 눈물을 흘리는 강렬한 엔딩이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소소한 떡밥만으로도 큰 흥미를 일으키는 전생 서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무당 어머니 김희정의 재능을 닮아 사람들의 꿈을 읽고 풀이를 해주며 보람을 느꼈던 박시은. 그 재능을 알게 된 중전 박은혜가 이유 모를 병을 앓고 있는 세자의 꿈 풀이를 명하면서부터 박시은의 운명은 달라졌다. 매일 밤마다 세자 송건희의 손을 잡고 꿈을 읽는 동안 서로 마음이 통한 것. 하지만 세자의 상태가 차도를 보이자 더 이상 입궐하지 않겠다고 한 박시은의 다짐과 달리, 마을 사람들은 흉흉한 소문을 퍼트렸다.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옮겨지다 상궁 김영아의 귀로 들어갔고 불안한 기운을 느낀 어머니가 박시은을 친척 집으로 보낸 사이 집에 불이 나면서 어머니는 목숨을 잃게 됐다. 제 눈 앞에서 펼쳐진 일련의 일들에 배신감과 분노로 가득 찬 박시은은 "내 죽어서도 당신들을 저주할 것"이라며, 오랜 시간 나라를 지켜온 신목(神木)에 목을 맸다.
신목이 부정을 타면서 나라에 전쟁이 발발해 10만 명이 죽으면서 황정음에겐 감당하기 힘든 벌이 내려졌다. 이승으로 내려가 10만 인간의 한을 풀어주는 것. 하지만 인간이 싫어 목숨을 끊은 황정음에겐 소멸지옥보다도 더한 고통이었다. 그리도 끔찍하게 생각하는 인간들의 한을 풀어주게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낸 대목이었다.
전생에서의 아픔과 그로 인한 500년 간 천벌까지 받고 있는 황정음. 남은 실적을 채우기 위해 육성재(한강배), 귀반장(최원영)과 함께 한 많은 이들을 만나면서 떠오른 그의 전생의 기억들은 더더욱 흥미로웠다. 몸살 때문에 정신을 잃은 육성재가 "가지마"라며 손을 잡자, 꿈풀이를 마치고 나가려던 자신의 손을 잡은 세자가 떠오른 것. 이어 온몸에 피를 묻힌 세자가 황정음이 목을 맨 신목 앞에서 "다음 생이라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너를 찾으마. 그 땐 내 혼을 바쳐서라도 너를 지켜줄 것"이라며 오열했던 전생을 통해 황정음이 세상을 떠난 뒤 세자의 이야기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단편적인 장면들만으로도 여운을 남긴 이야기. 세자의 첫사랑 인연의 시작과 끝,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서사가 관심이 쏠린다. 전생에서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지만, 다음 생에서 반드시 황정음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세자가 과연 현생에서도 곁에 머무르고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과 추측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제작진은 "이번 주 5, 6회 방송에서 황정음의 전생 떡밥이 더 드러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더욱 흥미롭게 펼쳐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쌍갑포차'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삼화네트웍스, JTBC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