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등 세계적 강호들을 연파하며 역대 최고 성적인 4위를 달성했다. 한국은 붉은물결로 뒤덮였고, 2002 4강 신화를 쓴 주역들은 한국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그후 18년이 지난 지금, 한국 축구는 여전히 2002 신화가 남긴 유산과 함께 살고 있다. 2002 주역들은 월드컵 이후 세계 각지에서 선수로서 가치, 한국 축구의 수준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은 모두 현역에서 은퇴했다. 은퇴한 후에도 2002년의 유산은 계속됐다. 주역들이 지도자로 입문하면서 한국 축구는 다시 2002년의 힘을 받을 수 있었다.
맏형이었던 홍명보가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수행하면서 가장 먼저 지도자로서 빛을 냈고, 황선홍도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잡으며 K리그를 지배했다. 최용수는 FC 서울의 레전드 감독 반열에 올랐다. 이들 선두주자의 결실과 영광은 자연스럽게 후배들을 지도자의 길로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이들이 2002 지도자 씨를 뿌렸다면 후배들이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2002 멤버 대부분이 지도자의 삶을 살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선임되며 지도자의 길이 아닌 행정가의 길을 선택했다. 황선홍 감독은 K리그2(2부리그) 대전하나시티즌 초대 감독으로 새로운 돌풍을 시작했다. 최용수 감독은 서울에서 굳건한 카리스마를 뽐내고 있다. 2020시즌 K리그에 2002 세대 신임 감독들이 등장했고,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K리그1(1부리그) 성남 FC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김남일 감독은 4경기에서 무패 행진(2승2무)을 달리며 리그 3위에 올라있다. K리그2 경남 FC의 설기현 감독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K리그1 서울과 성남, K리그2 대전과 경남의 경기가 다른 경기보다 큰 이슈를 받은 이유도 2002 주역 지도자들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이들 외에도 김태영은 K3 천안시축구단 감독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윤정환 역시 꾸준히 감독직을 수행했고 지금은 J2 제프 유나이티드 감독이다. 차두리는 서울 유스팀 오산고 감독으로 부임했다. 건강 상 이유로 잠시 휴식 중인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코치로 차기 감독을 꿈꾸는 이들도 많다. 최태욱은 국가대표팀 코치, 이민성은 올림픽대표팀 코치다. 최진철·이을용·이운재·최성용·최은성 등도 코치로 지도자의 삶을 살고 있다.
2002 멤버들이 지도자로서 한국 축구의 기둥을 세우고 있다. 지도자로서의 인생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이 한국 축구를 위해 함께 뛰어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한국 축구 역사에서 그들만이 누릴 수 있었던 영광과 경험. 그들만으로 끝나지 않고 후배, 제자들과 공유하고 전수하면서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2002년 신화가 18년이나 지났지만 그들의 이름은 여전히 한국 축구 팬들을 설레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서 자라난 한국 축구의 미래들이 다시 한 번 스승이 누렸던 영광을 재현해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2002 세대는 한국 축구와 영원히 함께 갈 수 밖에 없는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