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가 '깡'으로 제대로 터졌다. 조롱의 밈(Meme, 인터넷상의 놀이문화)을 전화위복 기회로 삼아 차트 역주행을 이뤄냈다.
2일 오전 9시 기준 비의 '깡'은 멜론 실시간차트 57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니차트에서도 오전 11시 실시간차트 87위, 벅스 40위 등 주요 음원사이트에 재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달 5월 31일 업데이트 된 멜론 일간차트에서는 16계단 오른 58위에 등극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텔스 마케팅으로 역주행 1위에 올라 의혹을 받았던 음원들 사이에서 비의 역주행은 온·오프라인 입소문이 만들어낸 모두가 공감하는 역주행 음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2017년 12월 1일 발매한 앨범 '마이 라이프 애(MY LIFE愛)' 타이틀곡인 '깡'이 2년 반 만에 온라인을 휩쓸게 된 계기는 한 여고생의 커버댄스였다. 이후 유튜브의 다양한 채널들을 타고 알고리즘이 '깡' 뮤직비디오로 향했고, 노래는 이른바 '숨어서 듣는 명곡'이라는 부제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발매 당시에는 크게 조명받지 못한 노래였는데 시간이 흘러 재미있는 커버와 짤로 재탄생되면서 네티즌들 사이 유행이 된 셈이다. 유명 유튜버들도 커버에 도전하기 시작했고 방송사들도 과거 비의 활동 모습을 재편집해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강유정 강남대학교 교수는 "발매 당시에만 해도 진지한 평론이 있었다. 대중은 싸늘했고 비의 전성기가 갔다는 평가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비는 오히려 지상파에 나와서 '여러분, 이렇게 조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하기 싫다고 보기 싫다고 했던 거 제가 주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라는 식으로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쳤다. 지금은 전혀 몰랐던 사람들까지 이제 유입이 되면서 일반 대중까지도 '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는 최근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유재석, 이효리와 혼성그룹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 '레이니즘' 등 역대 히트곡 메들리를 독보적 댄스 실력으로 보여주며 B급 열풍 속에 A급 자기관리와 톱스타 면모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특히 '깡'의 댓글을 직접 읽고 "아내 김태희와 함께 보고 있다" "'1일 3깡'은 모자라다. '1일 7깡'을 해야 한다" 등 유머로 받아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어 대중의 호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은지 문학평론가는 "비가 자신을 조롱하는 모두를 향해 의연하게 보여준 보살 같은 관대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창작자와 수용자 간의 상호작용이 존중되면서 놀이문화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