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강렬한 복귀전이 있을까.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28)이 전역 후 첫 1군 경기, 첫 타석, 초구를 홈런으로 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김호령은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1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개막이 미뤄지면서 치른 팀간 연습경기에서 맹타(19타수 8안타, 2홈런)를 휘둘렀던 김호령은 골반과 허리 통증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한 김호령은 첫 타석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공은 그대로 담장을 넘어갔다. 김호령의 데뷔 첫 선두타자 홈런.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김호령을 반겼다.
3일 경기 전 만난 김호령은 "오랜만에 올라와서 많이 떨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긴장이 풀렸다. 기분좋은 하루였다"고 했다. 이어 "초구를 (치지 않고)볼까 생각했는데 스트라이크를 당하면 힘들것 같아서 초구부터 쳤다. 맞는 순간엔 넘어가나 생각했는데 넘어가서 좋았다. 나도 치고 놀랐다"고 했다. 그는 "(1번타순이) 많이 부담스러웠는데 즐기자는 마음으로 스윙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군복무를 마친 김호령은 손가락 부상으로 고생했다. 다행히 스프링캠프에는 정상적으로 합류할 듯 했으나 이번엔 허리가 아팠다. 결국 미국 전지훈련을 가지 못했다. 다행히 연습경기에선 합류해 공·수에서 활약을 펼쳤고, 윌리엄스 감독으로부터 눈도장도 받았다. 그러나 또다시 통증이 도져 2군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김호령은 재활 치료를 하면서 몸을 추스렸다. 다행히 빨리 컨디션이 올라왔고, 지난주부터 퓨처스(2군) 리그 6경기에 출전해 타율 0.471(17타수 8안타), 2볼넷으로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김호령은 "캠프도 손가락 다쳐서 못 갔고, 개막 직전에 다쳐서 마음이 안 좋았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지나가면 잘 되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윙 변화도 성공적이다. 군복무를 하면서 근육량을 늘린 김호령은 정성훈 퓨처스 타격코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김호령은 "예전엔 찍어치는 스윙을 했는데, 지금은 올려치는 궤적으로 바꿨다. 정 코치님과 상의했던 부분인데 잘 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