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선영(43)이 올 상반기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로 신드롬 열풍을 이끌었다. 역시 믿고 보는 연기였다. 안정적인 모습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극 중 남편의 거듭된 바람으로 인한 배신의 상처가 너무도 깊은 고예림 역을 소화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이 촘촘하게 그려졌다. 덕분에 굉장히 현실적인 결말이란 공감을 얻었다.
박선영은 1995년 연극 '파우스트'로 데뷔, 브라운관과 스크린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특히 드라마 '진실'(2000) 이신희 역을 소화하며 악녀로 크게 활약했다. 이후에도 쉼 없이 달려왔다. 드라마 '화려한 시절' '장희빈' '열여덟 스물아홉' '겨울새' '솔약국집 아들들' 등에 주연으로 나서 안정적인 연기로 인기를 견인했다.
좀처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던 그녀가 용기를 내 최근 SBS '미운 우리 새끼' 스페셜 MC로 얼굴을 드러냈다. '부부의 세계' 관련 토크와 리얼한 결혼 생활에 대해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하는 박선영과의 일문일답.
-'부부의 세계'가 신드롬 열풍을 일으키며 종영했다.
"좋은 작품에 함께 참여하고 치열하게 연기해 이렇게 결과까지 좋으니 더 바랄 게 없다.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이 배우고 깨닫고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 정도의 인기 예상했나.
"워낙 대본이 재밌고 최고의 감독님과 스태프, 배우들이 모여 작업하니 어느 정도는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다들 놀라고 얼떨떨하면서도 너무 감사했다."
-남편과 지인들 반응은 어땠나.
"사실 드라마를 찍으면서는 코로나19 때문에 더 조심했다. 촬영 외에는 거의 격리 상태로 지내 인기를 잘 실감하지 못했다. 지인들이 드라마에 엄청난 몰입을 하며 열렬하게 반응해줬다. 본 방송을 보지 않으면 대화에 낄 수 없어 본 방송을 챙겨본다는 게 놀라웠다. 남편도 드라마를 너무 잘 만든 것 같다면서 응원해줬다."
-김영민(손제혁)과는 결국 헤어졌다. 결말에 대한 공감도는.
"처음부터 예림이는 마지막 지점을 향해 가는 거나 다름없었다. 결국 홀로서기까지 이 여자가 겪는 상처와 아픔, 고통, 성장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캐릭터였다. 아마 현실이라면 선우처럼 단호하고 극단적인 행동파보다는 예림이처럼 힘든 시간을 견디며 결말을 맞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간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결국은 자기 자신을 찾아 홀로 서지 않나. 그래서 예림이가 좋았다. 주변에서 최후의 승자라고들 하더라."
-김영민 배우와의 에피소드는 없나.
"김영민 선배님이 워낙 연기를 잘해서 호흡이 잘 맞았다.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 정말 중요한데 어떻게 해도 다 받아주실 것이란 믿음 같은 게 있었다. 촬영 전엔 세상 좋은 오빠인데 촬영만 시작하면 아주 미웠다.(웃음) 그래서 현장에서 등짝도 많이 때리고 나쁜 사람이라고 엄청 구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