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터 대체 선발로 나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는 김대우. 삼성 제공 삼성 언더핸드 김대우(32)가 '주연'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대우는 최근 삼성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 중 하나다. 선발 등판한 5경기 성적이 2승 2패 평균자책점 3.60이다. 5월 23일부터 '대체 선발'로 로테이션에 포함돼 준수한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기대 이상이다. 의미가 있는 기록을 꽤 남겼다. 지난 11일 대구 키움전(5이닝 1실점)에서 784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17일 잠실 두산전(6이닝 2실점)에선 연승에 성공했다. 2018년 4월 19일 사직 롯데전 이후 무려 790일 만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넘겼다.
2011년 넥센(현 키움)에서 데뷔한 뒤 항상 스포트라이트와 거리가 멀었다. 지명부터 꽤 밀렸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67순위에 이름이 불렸다. 당시 KBO 리그는 8개 구단 체제였고 그해 10라운드까지 총 78명이 뽑혔다. 대졸(홍익대)이라는 걸 고려하면 그를 향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1군에 자리 잡은 건 2014년이다. 전역 후 팀에 합류해 2년 연속 70이닝을 소화했다. 중간계투에 마무리, 심지어 선발까지 뛰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이 매년 5점대 안팎으로 높았다. 구위로 윽박지르는 유형이 아닌데 제구도 불안했다. 언더핸드라는 투구폼을 제외하면 강점을 찾기 어려웠다. 필승조나 풀타임 선발을 맡기엔 경쟁력이 떨어졌다.
2016년 3월 팀을 옮길 때도 많은 박수를 받지 못했다. 당시 타선 보강이 필요했던 넥센은 삼성 중심타자 채태인(38·현 SK)을 받는 대신 김대우를 내줬다. 채태인은 잔부상이 많지만 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한 강타자. 2015시즌 성적도 타율 0.348(333타수 116안타)로 준수했다. 트레이드 무게 중심이 넥센 쪽으로 기운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성적은 삼성에서 더 나빠졌다. 2017년에는 평균자책점이 9.54(50이닝)까지 치솟았다. 2018년에도 7.93(36⅓이닝)으로 낙제 수준이었다. 선발과 불펜 모두 자리가 없었다. 다만 롱릴리프가 가능하고 선발에 문제가 생기면 대체할 수 있다는 매력을 어필해 1군에 살아남았다. 감독이 기용하는 포지션에서 묵묵히 공을 던졌다. 지난 시즌엔 44경기를 모두 불펜으로 나와 59⅔이닝을 소화했다. 2이닝 이상 던진 게 13경기나 됐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밟아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다. 쉽게 말해 궂은일을 해냈다.
올 시즌 추격조로 시작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김대우. 삼진은 크게 줄었지만 효과적으로 범타를 유도하며 안정적으로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삼성 제공 올 시즌을 앞두고 역할은 애매했다. 필승조도 선발도 아니었다. 첫 출발은 추격조. 그러다 선발진에 공백이 발생하자 허삼영 감독은 단번에 '김대우 카드'를 뽑아 들었다.
선수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해 6.03개이던 9이닝당 삼진이 2.81개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범타를 효과적으로 유도해 이닝을 지워나간다. 그는 "미야자키 교육리그를 다녀오면서 투심패스트볼을 많이 던졌다. 제구나 무브먼트가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많이 던지니 자신감이 생겼다.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다 던진다"고 달라진 면을 얘기했다. 이어 "마운드에서 내 공을 던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타자와 경쟁한다고 해도 내 공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