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후 tvN 토일극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돌아온 김수현이 아직 초반이지만 'A' 성적표로 시작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김수현(문강태)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서예지(고문영)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제작 초기만 해도 조금 어려울 수 있는 소재와 전작인 '저글러스'에서 아쉬움을 보여준 조용 작가의 작품에 김수현이 왜 응답했는지가 궁금했다.
그 해답은 한 회만에 김수현의 연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김수현의 연기는 의심의 여지 없었다. 정신 병동 보호사로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감당하면서 집에는 자폐 스펙트럼(ASD)을 앓는 형 오정세(문상태)를 보호한다. 서예지가 환자들을 상대로 낭독을 하던 중 사고가 생겼고 김수현은 칼날을 잡고 피를 흘린다.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방황하며 퇴사의 원인 제공이 된 서예지와 운명적으로 만난다. 급변하는 내용은 한 회 모든 걸 담아냈다. 탈원환자(갈매기 777)를 잡아야하는 급박하면서 티를 안 내는 상황 속 긴장된 디테일한 연기나 칼날을 잡고 피를 흘리면서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는 표정 등 눈빛 하나에 극의 분위기가 바뀐다.
일찌감치 연기 커리어로 30대 또래 배우 중 가장 먼저 치고나간 김수현은 이번에도 탁월했다.. 한층 남자다워진 비주얼과 저음의 목소리는 서예지와 있을 때 더욱 조화로웠다. '해를 품은 달'에서 설렘으로 중무장한 이훤, '별에서 온 그대' 속 외계인이지만 로맨틱한 도민준, 디테일한 현실 연기의 끝을 달린 '프로듀사' 백승찬까지 어느 것 하나 꽉 찬 필모그라피가 아닐 수 없다. 이번엔 '사이코지만 괜찮아' 문강태로 스스로를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호평도 이어진다. 그저 남여간의 관계를 그린 것이 아니기에 더욱 흥미롭다. 김수현을 중심으로 정신병동에서 벌어지는 일과 동화작가인 서예지가 왜 안하무인인지, 과거 트라우마는 무엇인지 등 흥미로운 얘깃거리가 많다. 김수현의 활약 덕분에 시청률도 순조롭다.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첫방송 7.036% 2회 5.474%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예능이 꽉 잡고 있는 일요일에 시청률이 소폭 떨어졌지만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바뀌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