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0-7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조영건이 1이닝도 채우지 못하며 흔들린 상황에서 벤치는 빠른 결단으로 불펜진을 가동했다. 꾸준히 실점을 내줬지만, 사정거리는 유지했다. 타선은 두루 좋은 타격을 했다. 4번 타자 박병호가 경기 전 사령탑의 바람대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추격포, 쐐기포를 때려냈다.
대체 선발 조영건은 아웃카운트를 2개 밖에 잡지 못했다. 불운이 있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재일에게 고척돔 천장에 맞는 타구를 허용했다. 야수가 그대로 잡으면 아웃이지만, 그라운드에 떨어지면 안타다. 2루수 서건창이 포구에 실패했다.
이후 김재환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후속 최주환은 사구로 출루를 내줬고 허경민에게도 추가 적시타를 맞았다. 키움 벤치는 두 번째 투수로 대기시킨 문성현을 올렸다. 그가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은 막았다.
타선은 1회 1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다시 점수가 벌어졌다. 문성현이 3회 투구에서 볼넷 2개와 피안타로 만루에 놓였다. 벤치가 다시 움직였다. 김태훈이 마운드에 올랐다. 아웃카운트 2개를 맞아냈지만, 국해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진 공격에서 다시 1점을 추격했지만, 4회 수비에서 또 2점을 허용했다. 김태훈이 무사 1·2루에서 오재일에게 우전 적시타, 김재환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는 김태훈을 믿었다. 추가 실점은 없었다. 후속 두 타자를 삼진 처리했고, 오재원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처한 만루에서는 박세혁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두산이 달아나지 못하는 모양새가 이어졌다. 4번 타자 박병호가 나섰다. 이어진 4회 공격에서 서건창이 선두 타자 안타를 치며 두산 선발투수 박종기를 강판시켰다. 이정후는 1사 1루에서 바뀐 투수 홍건희에게 볼넷을 얻어내며 박병호 앞에 기회를 만들었다.
특유의 공룡 스윙이 나왔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들어온 시속 147㎞ 가운데 직구를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2-7에서 5-7를 만드는 추격포.
기운이 바뀌기 시작했다. 좌익수로 나선 '내야수' 김혜성의 수비가 발판을 만들었다. 그는 새 외인 에디슨 러셀의 합류를 앞두고 벤치가 단행하려는 포지션 정리의 일환으로 선발 좌익수로 나섰다. 그동안 외야 수비를 병행했다. 중학교 시절에 외야수이기도 했다고.
5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투수 양현이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에게 좌측 빗맞은 타구를 허용했다. 텍사스 안타성. 그러나 김혜성이 몸을 날리는 다이빙캐치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이 상황에서 실점이 나왔다면 다시 3점 차로 벌어지고, 위기도 이어졌을 것이다.
위기 뒤 기회였다. 키움은 이어진 공격에서 1사 뒤 김규민이 볼넷 서건창이 우익 선상 2루타를 치며 무사 2·3루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 경기에서 침묵하던 김하성이 좌전 적시타를 쳤다. 7-7 동점.
박병호가 다시 한 번 홈런을 쏘아올렸다. 7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나선 서건창이 좌완 투수 권혁으로부터 우전 3루타를 쳤다. 팀 배팅이 이어졌다. 김하성이 바뀐 투수 윤명준을 상대로 외야에 타구를 보내며 서건창의 태그업 득점을 이끌었다. 비로소 키움이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나선 이정후가 기세를 이어가는 안타로 출루했다. 박병호가 볼카운트 1-2에서 들어온 윤명준의 커브를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키움이 3점 차로 달아났다.
키움은 이후 실점 없이 리드를 지켜냈다. 8회는 이영준, 9회는 마무리투수 조상우가 등판해 세이브를 올렸다. 합계 15볼넷을 쏟아낸 졸전. 화끈한 화력쇼는 있었다. 키움이 2차전 패배로 1.5게임 차로 좁혀졌던 3위 두산과의 게임 차를 다시 2.5로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