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진(37)은 '열일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기 때문. 올해만 해도 벌써 미니시리즈 두 작품을 소화하며 안방극장 시청자들과 만났다. KBS 2TV '포레스트' 종영 직후 MBC 수목극 '꼰대인턴' 촬영에 참여했다. 특히 '꼰대인턴'의 경우 수목극 1위로 출발, 종영할 때까지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여기에 팀워크까지 너무나 좋았던 터라 끝나고도 그저 느껴지는 감정은 '아쉬움'이다.
'꼰대인턴'은 가까스로 들어간 회사를 이직하게 만든 최악의 꼰대 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되는 박해진(가열찬)의 지질하면서도 통쾌한 복수극을 담았다. 김응수(이만식)가 늙은 꼰대력을 자랑했다면, 박해진은 꼰대가 되기 않도록 극도로 경계했지만 끝내 꼰대가 되고만 젊은 꼰대로 활약했다. 그 모습이 밉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미가 묻어나 박해진의 새로운 인생 캐릭터가 탄생했다는 반응을 얻어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본래 라면을 좋아하나.
"평소 유지 관리를 해야 하니 먹으면 죄책감이 있다. 별식으로 먹는다. 근데 방송에서의 '먹방'은 일이지 않나.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그러면서 먹었다. 먹으면서 나온 표정은 '찐'이었다. 진짜의 감정이 나왔다."
-요즘 관심사는.
"하고 싶은 게 예전엔 많았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한다. 스스로 가만두지 못하는 성격이라 쉬는 날 하루가 있어도 볼일을 보고 운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집에서 허무하게 보내는 건 너무 소비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 제대로 쉬는 법에 대한 연습을 하고 있다. 집에 가만히 누워 있어 보고 낮잠도 자고 그런다. 언제까지 쫓기면서만 살 수는 없지 않나. 제대로 쉬는 법에 대한 연구를 하는 중이다."
-취미 생활은 무엇인가.
"구기 종목을 하나도 할 줄 모른다. 그래서 테니스를 시작했는데 운동도 많이 되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많이 됐다. 어깨가 안 좋아져서 못하고 있는데 테니스를 하다가 못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그것조차 내려놓고 있다. 가구나 자재 보는 것도 좋아한다.
-곧바로 차기작으로 드라마 '크라임퍼즐'을 확정했다.
"사실 '꼰대인턴' 전에 이미 결정이 되어 있던 상황이다. 쉬어도 별 거 없지 않나. 작품이 있을 때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품은 날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30대에 이루고 싶은 바람이 있나.
"목표를 세워놓고 이루지 못했을 때 상실감이 싫어서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30대에 특별히 이루고 싶은 건 없다. 상반기 목표였던 '꼰대인턴'이 잘 마무리된 것에 만족한다. 하반기엔 '크라임퍼즐' 촬영을 시작한다. 내용도 자극적이지만 위험한 촬영도 있을 것 같아서 촬영이 잘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다."
-예능에 대한 욕심은 없나.
"뭔가를 보여주기엔 내 삶 자체가 재미가 없다. 일할 땐 촬영만 하고 집에 오면 가족들하고 있는 게 전부다. 개인 시간이나 이런 걸 보여주면 좋을 텐데 그런 게 없다.(웃음) 과거 SBS '패밀리가 떴다'를 했을 때는 예능이란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라 능숙하지도 않았고 조금만 뭔가를 해도 댓글이 달리니 너무 무서웠다. 지금은 많이 내려놓은 시기라 뭘 해도 겁이 나지 않는다. 그냥 넘길 수 있지만 그땐 마냥 겁이 났던 것 같다."
-연애나 결혼에 대한 관심은.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라 연애에 할애할 시간이 아직은 없다. 제 시간을 나눠야 하는데 아직은 좀 부족하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줄 수도 없고, 뭔가를 포기하면서 만나기에도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혼도 아직 모르겠다. 25세 때부터 5년 단위로 결혼 목표 나이를 갱신 중인데, 내년이 되면 또다시 45세로 갱신하게 될 예정이다. 그 전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갱신의 한도가 남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