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33)이 살아나자 KT도 반등하고 있다. KT는 7월 첫째 주 LG·키움과 3연전을 치렀다. 전적은 각각 2승 1패. 2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이 기간 KT의 팀 타율은 0.348. 10개 구단 중 1위, 득점(37점)은 3위였다.
뜨거운 공격력의 중심에는 3루수 황재균이 있었다. 타격 부진으로 7번 타자까지 내려갔던 그가 2번으로 전진 배치된 뒤 KT 라인업은 짜임새를 갖췄다. 황재균은 지난주 타율 0.448(29타수 13안타)·1홈런·5타점·7득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0.484, 장타율은 0.724다. 이 기간 KBO 리그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안타와 루타(21개)를 기록했다. 3연승의 기로였던 지난 3일 키움전 9회말에는 세이브 2위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쳤다.
황재균은 5월 20경기에서 득점권 타율 0.231를 기록했다.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부진이 이어지자 변화를 줬다. 공격적인 성향을 억눌렀다. 볼넷을 얻어내는 타석도 많아졌다. 팀 배팅을 하자, 그의 개인 성적도 올라갔다. KT도 5할 승률에 다가서고 있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황재균을 7월 첫째 주 주간 MVP로 선정했다. 개인 성적과 팀 기여도를 두루 고려했다.
- 주간 MVP를 수상한 소감은. "타격감이 좋지 않았고, 팀 공격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개인 성적보다 팀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덕분에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
- 최근 타격감이 크게 좋아졌다. "김강, 조중근 타격 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기술적인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다. 멘탈 관리 덕분이다. 코치님들이 '타격 밸런스에 큰 문제가 없으니 결과에 연연하지 말아라'고 말해주셨다. 결과가 좋지 못하다 보니 솔직히 답답했다. 그때마다 오히려 격려를 받았다. 마침 타격 사이클이 올라올 시점이기도 했다. 타이밍이 다 좋았다."
- 5월엔 득점권에서 부진했다. "외부에서 (득점권 타율이) 자주 언급되다 보니 어느 순간 (나도) 의식하고 있더라. 야구는 멘탈 스포츠다. 한 부분만 흔들려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때는 '이번에도 해결하지 못하면 안 되는데'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래서 결과가 안 좋았다."
- 지금은 어떤가. "최근에는 타율도 괜찮고, 타점도 이전보다 많다. 홈런도 때려냈다. 득점권에서도 '이번에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물론 아직 멀었다. 고작 1~2주 나아졌을 뿐이다.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 키움 마무리투수 조상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쳤다. "직구가 좋은 투수다. 직구를 결정구로 구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략했다. 타구 방향이 좋았고, 운이 따라줬다."
- 볼넷을 얻고 번트를 대는 모습이 많아졌다. "야구가 너무 안 될 때 이강철 감독님과 면담했다. 임무를 다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더불어 희생 번트, 앤드런 작전 등 감독님이 원하시는 작전을 수행하도록 노력할 테니까 주저 없이 활용해달라고 말씀드렸다."
- 이강철 감독이 6월 27일 한화전을 끝낸 뒤 칭찬하더라. "감독님께서 주전급 선수들의 성향과 개성을 존중해주시는 편이다. 그러나 난 너무 못하고 있었다.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고 싶었다. 팀 배팅을 하다 보니 내 타격감도 좋아지더라."
- 2번 타자로 나서며 팀 타선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1번 타자가 출루하지 못하면, 내가 일단 나가기 위해 집중한다. 하위 타선이 만든 득점 기회에서는 해결사 역할도 해내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자주 나서지 않던 타순이지만, 개인적으로 2번 타자가 마음에 든다. 새로운 즐거움이다."
- 올 시즌은 타격보다 수비력을 더 인정받고 있다고 했는데. "지난해와 비교하면 수비 범위가 더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포구하면 당연히 아웃을 시키는 야수'라는 인식을 주고 싶다. 더 잘하고 싶다."
- KT가 7월 들어 상승세다.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이 팀에 꼭 필요한 시기다. 팀워크를 강화하고, 어려운 일을 이겨내야 한다. 슬럼프에 빠진 후배들도 있는데, 많은 대화를 하려고 한다. 팀이 좋아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