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장 100여 개가 고객 안전과 서비스 향상을 명분으로 카트 이용료를 일제히 올렸다. 요금은 해마다 올라가지만, 고객 안전과 서비스 품질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최근 카트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골프장이 카트 이용료 수입을 올리는 데만 열을 올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국내 골프장 카트 이용료의 실태와 개선 방안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②
국내 골퍼들은 라운드를 돌 때 울며 겨자 먹기로 카트를 이용해야 한다. 거의 모든 골프장이 골퍼들의 카트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들은 해마다 카트 이용료를 올리면서도, 서비스 개선에는 별 관심이 없다. 값비싼 이용료를 지불하고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한 골퍼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골프 프리미엄 잡지 〈JTBC골프 매거진〉 7월호가 네이버 밴드 회원 11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카트 이용 실태를 조사에서도 이 같은 인식이 그대로 드러났다. 카트 이용료, 그린피, 캐디피 등 가운데 카트 비용이 가장 비싸다는 의견이 42%로 1위였다. 그린피가 39.1%, 식대 10.5%, 캐디피는 7.5%로 나타났다.
카트 이용료에 대한 세부 설문에는 더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국내 골프장 카트 이용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97.4%가 ‘비싸다’고 답했다. ‘적절하다’는 의견은 2.6%에 불과했다. 카트의 연식에 상관없이 카트 이용료를 인상하는 골프장의 행태에 대해서도 무려 98.2%가 ‘부당하다’고 응답했다.
한 응답자는 “골프장 카트 1대 가격이 1000만원이라 가정하자. 팀당 8만원씩 받았을 때 2개월이면 카트 구매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카트는 원활한 라운드를 위해 사용하는 것인데 터무니없는 폭리”라고 주장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20〉에 따르면, 전국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카트 이용료는 8만9500원, 대중제 골프장은 8만4500원이었다. 조사 결과에서도 골퍼들은 팀당 평균 8만~9만원(56.3%)의 카트피를 지불하고 있었다. 5만원 이하는 22.1%였다. 10만원 이상 카트피를 지불했다는 응답도 16.5%에 달했다. 13만원 이상 지불했다는 응답도 1.8%였다.
‘적정한 팀당 카트 이용료는 얼마인가’라는 질문에는 ‘5만원 이하’가 66.5%로 가장 많았다. ‘받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도 21.4%에 달했다.
골프장의 카트 사용 의무화 정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높았다. ‘카트의 선택제 사용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3.2%로 ‘의무화가 필요하다(22.3%)’는 응답의 세 배 이상이었다. 카트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지 않았다. ‘만약 카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골프장이 있다면 걸어서 라운드하겠다’는 응답이 69.5%였다. ‘카트를 사용하겠다(30.5%)’는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향후 국내 골프장 카트 서비스와 관련해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카트 비용 인하(54.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수동 카트 등 다양한 카트를 보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19.9%로 뒤를 이었다. ‘카트 의무 사용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도 18.2%를 차지했다. 국내 골프장 카트 사용 의무제와 요금 폭리에 대한 골퍼들의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다. 골프장의 카트 관련 정책이 달라져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