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 코로나19 속에서도 2분기 '깜짝 실적'이 예상되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비수기인 여름이지만, 집 꾸미기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부분이 날개를 달았다. 한샘의 질주에 주가도 신고가를 돌파하는 등 연일 우상향 중이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강변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앞에는 오전부터 한샘 로고가 적힌 화물 트럭이 바쁘게 오갔다. 리모델링 서비스인 한샘 '리하우스' 패키지 시공을 위한 차들이었다. 건축 자재를 들고 바쁘게 움직이는 한샘 대리점 관계자에게 "요즘 리하우스 서비스를 많이들 하느냐"고 묻자 이런 답이 되돌아 왔다. "요즘 좀 바쁘다. (사업이) 잘 되고 있다. 이 아파트 101동에서만 최근 네 곳이 리하우스 서비스를 받았다."
한샘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72.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이번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 전망치 164억원을 40.5% 상회한 것이다. 매출(잠정 집계)은 517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하면서 코로나19발 불황을 가뿐히 비켜 갔다.
'캐시카우'인 리모델링 부분이 선전한 덕이다. 한샘이 공간 패키지 상품 기획에서 상담·설계·실측·견적·시공·애프터서비스(AS)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하우스는 올해 1∙2분기 판매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6%, 201% 각각 늘었다. 리하우스는 지난해 4분기 330건, 올해 1분기 585건, 2분기 810건 등으로 증가세다.
1분기 호실적을 낸 한샘이 "본격적 코로나19 영향권은 2분기"라며 몸을 낮췄던 것과 비교해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장도 체감한다. 한샘은 각 대리점을 통해 리하우스와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종전보다 대폭 할인된 가격에 리모델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패키지'를 출시한 뒤 한샘을 찾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후문이다.
10일 용산구 아파트 현장에서 만난 대리점 관계자는 "44평형대 아파트에서 리하우스 서비스를 받는데 드는 비용은 6000만원 선"이라며 "최근 가격을 내리고 여러 특전을 주면서 집을 고치려는 분들의 관심이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한샘은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지면 2017년에 이어 연 매출 2조원 재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한샘 측은 "작년 2분기 기저효과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하더라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0% 넘게 성장한 것은 2015년 4분기 이후 4년 6개월 만에 처음"이라며 "과거 2013∼2017년 이어진 성장의 시대를 다시 한번 재개하는 첫 신호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자평했다.
한샘은 2분기 실적에 힘입어 리하우스 사업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리하우스 패키지를 3년 이내에 월 1만 세트 판매한다는 목표로 올 연말까지 대량 시공 품질 보증 체계를 갖추는 것을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이다.
한샘이 예상 밖 선전을 하자 주가도 껑충 뛰어올랐다. 한샘의 주가(10일 종가 11만1000원)는 연초(1월 2일 종가 6만6700원)와 비교해 반년 사이에 66.4% 뛰었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인 9일 하루 동안 17.34% 급증한 이후 10일에는 보합 마감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한샘은 주가 퍼포먼스를 기대할 3박자를 모두 갖췄다"며 "리모델링 시장에서 리하우스를 통한 토탈 솔루션 제공에 따른 구조적 성장, 상반기 아파트 거래량 호조 및 정부의 재건축 규제 확대에 따른 리모델링 수요의 증가,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가구 소비 패턴 등이 이유"라고 말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은 시장의 성장에 기대지 않고, 이미 존재하는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구한다"며 "한샘의 기업가치 핵심 요소인 리하우스의 구조적 성장은 기대해 볼 만하다"고 했다.
한샘 측은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주거 환경에 대한 관심이 가구·인테리어 소품·리모델링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 시장 주도적 사업자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